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라고 표현한 대화 내용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고 있다. 메시지를 노출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에 대해 사과에 나섰지만 당내 여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해당 문자는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이 국회 사진기자단에 카메라에 잡히면서 공개됐다. 공개된 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도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그간 윤 대통령은 당 윤리위원회 징계 등 상황에 대해 지극히 말을 아껴왔다. 당무와 거리를 두겠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다. 하지만 해당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드러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장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가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증폭될 전망이다.
권 원내대표는 즉각 윤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대선기간 함께해오며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한 점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무언의 비판을 가했다. 이 대표가 추진한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2’ 출신인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7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믿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서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이었나”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당 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 된 것 같아서 정말 유감스럽다”며 “설사 당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 했다고 해서 그것을 내부 총질이라고 인식하셨다는 것에서 저는 정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대화 내용의 일부만을 보고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대통령과 대표 간) 갈등도 있었지만 대통령과 원팀으로 힘을 합쳐 두 번씩이나 승리로 이끌지 않았나”라며 “여러 상황을 참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맥락 없이 끊어서 이야기하면 모든 사안이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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