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 10월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촉발된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카카오 측이 전담조직 구성, 데이터센터 이중화 등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7일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if(kakao) dev 2022’에 참석한 남궁훈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소위원장은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과거 원인 분석 △현재 재발방지책 △미래 투자 등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실천과제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남궁훈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개선해 미래에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카카오의 서비스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이며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확영 원인조사 소위원장(그렙 CEO)은 사고 원인을 공개했다.

이확영 소위원장은 “사고 원인 분석 결과, 이중화와 위기 대응 과정에 미흡함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데이터센터 전체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다른 데이터센터의 모든 시스템이 이중화됐더라면 빠르게 복구가 됐을 텐데 일부 시스템이 판교 데이터센터 내에서만 이중화돼 있어 장애 복구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사용자 서비스에 직접 필요한 시스템 외에 서비스 개발‧관리를 위한 운영 관리 도구가 필요한데 이같은 도구들의 이중화가 부족했다”며 “일부 모니터링 도구들은 화재 여파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부연했다.

뒤이어 “이중화 전환 후 가용자원이 부족했다”며 “판교 데이터센터 전체를 대신할 가용자원이 확보되지 않아 모든 시스템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복구를 완료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번 ‘먹통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소개했다.

고우찬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은 “2024년 사용을 목표로 총 4,600억원을 투입해 안산 데이터센터를 시공 중”이라며 “안산 데이터센터에는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위해 △전력 이중화 △냉방 이중화 △통신 이중화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 조직 산하에 있는 IT엔지니어링 조직을 전담 조직으로 확대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국내 최고 IT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을 추가 영입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규모 장애에 대비하기 위한 재해복구 위원회도 신설할 계획”이라며 “추가로 서비스의 연속성 확보를 최우선하는 전담 조직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상정한 이른바 ‘카카오 먹통방지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는 대상인 주요 방송통신사업자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에 따라 신고한 부가통신사업자를 포함시키도록 했다.

또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의 내용에 전기통신서비스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주요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등의 이중화·이원화에 관한 사항을 추가해 카카오 먹통 사태와 같은 방송통신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도록 했다.

국회 본회의는 오는 8~9일 사이 열릴 예정이다. 여야간 이견이 없는 만큼 ‘카카오 먹통방지법’은 국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