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택시앱이 꾸준히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모습이다. / 뉴시스
공공 택시앱이 꾸준히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모습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불거진 ‘택시대란’ 사태로 대책 마련이 분주한 가운데, ‘공공 택시앱’의 확산세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야심찬 포부와 달리 허울에 그치며 혈세만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놓여있는 택시업계에서 ‘공공 택시앱’은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 속속 늘어나는 공공 택시앱, 아직은 갈 길 멀다

택시업계는 최근 2년여 간 격동의 시간을 보내며 혼란을 거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등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는 ‘택시대란’이 벌어졌다. 가뜩이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며 중대한 변곡점에 섰던 업계가 더욱 요동친 것이다.

특히 서울 등에서 빚어진 ‘택시대란’ 사태는 요금 인상, 택시부제 해제 등 각종 대책 마련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안정을 되찾았다고 보기 어려운 업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공 택시앱’의 확산세가 눈길을 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대구형 공공 택시앱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대구형 배달앱인 ‘대구로’에도 추가 탑재될 예정이며, 이미 해당 메뉴가 ‘준비 중’으로 노출되고 있다. 전주 역시 최근 공공 택시앱 출시를 추진하고 나선 모습이다.

공공 택시앱은 앞서 대선 국면에서도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나란히 공공 택시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고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기존 민간 택시앱의 대안적 성격으로 등장하고 있는 공공 택시앱의 가장 큰 특징 및 장점은 적은 수수료 부담이다. 지자체가 운영 주체이고 수익보단 공공성에 무게를 둔 태생적 특징상 민간 택시앱에서 끊이지 수수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택시업계와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구축하는 만큼, 민간 택시앱의 중요 과제인 운영대수 확보도 훨씬 수월하다.

이러한 측면들만 놓고 보면 공공 택시앱은 성공 가능성이 무척 높고 실패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앞서 등장했거나 현재 운영 중인 공공 택시앱 중 성공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시는 2017년 공공 택시앱 ‘지브로’를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택시에 목적지를 노출하지 않는 방식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그러나 지브로는 이용자와 택시기사 모두에게 외면 받은 끝에 1년여 만에 초라하게 사라졌다. 이후 서울시는 S택시를 재차 선보였으나 이 역시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시범운영 단계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부산과 인천, 광주, 수원, 진주 등에서도 현재 공공 택시앱이 운영 중이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나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민간 택시앱의 ‘대항마’는 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성공사례로 꼽히는 부산의 ‘동백택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입자 수가 50만명대로, 해당 지역의 택시 이용인구를 감안하면 5명 중 1명만 가입한 셈이다.

그렇다면 뚜렷한 특징 및 장점을 지닌 공공 택시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아쉬운 편의성이 꼽힌다. 민간 택시앱이 고도화된 기술을 앞세워 높은 수준의 호출 및 결제 편의성을 제공하는 반면, 공공 택시앱 중엔 자동결제 서비스조차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용자와 택시기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고전의 원인 중 하나다. 이용자 편익에 더 무게를 두면 택시기사에게 외면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정상적인 서비스 구축이 불가능하다. 반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서비스 품질 문제와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예산에 따라 사업의 근간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점 등도 공공 택시앱이 지닌 과제로 꼽힌다. 특히 공공 택시앱이 갖춘 경쟁력은 공공예산에서 비롯되는데, 예산 규모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공공부문이 민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민간 택시앱 업계가 독과점과 비용 부담 증가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 개척으로 업계 전반의 도약을 선도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공공부문의 과도한 견제로 민간 업체들이 어려움을 마주할 경우, 오히려 업계 전반의 발전이 저해될 우려가 제기된다.

공공 택시앱은 진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인 공공 택시앱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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