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와 아이엠택시의 합병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타다와 아이엠택시의 합병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갖추고 있는 타다와 아이엠택시가 합병을 추진하고 나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의 만남부터가 흥미로운데, 여러 업계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 있는 모빌리티 업계의 판도가 또 한 번 중대 변곡점을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대형택시 부문 지각변동 예고… 귀추 ‘주목’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인 VCNC의 최대주주 비바리퍼블리카와 아이엠택시 운영사인 진모빌리티는 최근 합병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초기 논의 단계이긴 하지만, 합병은 어느 한쪽이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서로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꼽힌다.

흥미로운 만남이다. 2018년 10월 쏘카 자회사였던 VCNC가 론칭한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로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출범 직후부터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소위 ‘타다 금지법’이라 불린 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2020년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하기에 이른 바 있다. 이후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2021년 10월 VCNC 지분 60%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아이엠택시는 서울 택시 면허를 보유 중이던 9개 택시법인이 뜻을 모아 2020년 설립한 진모빌리티가 그해 12월 론칭했다. 모든 차량이 11인승 승합차와 6인승 하이리무진 차량으로 운영돼 ‘원조 타다’라 할 수 있는 ‘타다 베이직’과 흡사하다. 

즉, 한때 대척점에 서있었던 양측이 합병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특성 및 상황에 비춰보면, 양측의 합병 논의는 더욱 눈길을 끈다. 모빌리티 업계는 운행대수, 즉 규모가 사업 운영 및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운행대수를 많이 확보해야 더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고, 이용자 증가가 다시 운행대수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하에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압도적 점유율을 지닌 ‘공룡’으로 군림해왔다. 다만, 타다와 아이엠택시가 적극 공략해온 대형택시 부문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형택시 카카오T벤티가 역시 1위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운행대수 규모가 중형택시 부문만큼 압도적이진 않다. 만약 타다와 아이엠택시가 실제 합병에 이를 경우, 카카오T벤티의 운행대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모빌리티 업계 전체는 아니더라도, 대형택시 부문에서만큼은 중대한 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추가적인 합종연횡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라의 존재 역시 이번 합병을 주목하게 한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의 VCNC 인수는 핀테크와 모빌리티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양 업종 간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미 해외에서는 융합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타다는 토스페이를 결제 방식으로 적용하는 한편, 각종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도 실행에 옮겼다. 다만, 타다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만약 타다와 아이엠택시가 손을 잡게 되면, 토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번 합병 논의에 착수한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최근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해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 ‘택시대란’이 빚어졌고, 이에 따른 대책으로 택시요금이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내놓은 대책에 △중형→대형승합택시 전환요건 폐지로 과거 타다 모델 활성화 △파트타임 근로계약 허용, 법인택시 리스제, 전액관리제 등 택시 운영형태 개선 및 새로운 모빌리티 확대 등도 포함시킨 바 있다.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2020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에 이어 모빌리티 업계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모빌리티 업계가 중대한 변화의 흐름에 놓여있는 가운데, 타다와 아이엠택시의 합병이 성사돼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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