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지프가 국내에 출시한 두 번째 전동화 모델이다. / 용인=제갈민 기자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지프가 국내에 출시한 두 번째 전동화 모델이다. / 용인=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용인=제갈민 기자  지프가 전동화 모델을 하나씩 늘리면서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최근에는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이하 그랜드 체로키 4xe)’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자사 플래그십(기함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연료 소비를 줄여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대기오염물질(배출가스) 배출량도 줄인 점이 특징이며, 실내외 디자인도 고급스럽게 다듬어 상품성을 개선했다.

지프는 앞서 지난해 11월 그랜드 체로키에 3열 시트를 탑재한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을 국내에 먼저 투입한 바 있는데, 이번에 2열·5인승 모델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와 PHEV 모델까지 라인업을 확장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지난해 출시된 그랜드 체로키 L 모델과 외관이 거의 동일하다. / 용인=제갈민 기자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지난해 출시된 그랜드 체로키 L 모델과 외관이 거의 동일하다. / 용인=제갈민 기자

◇ 그랜드 체로키 4xe, 롱바디 모델과 같은 듯 다른 외관 디자인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지난 21일 그랜드 체로키 4xe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그랜드 체로키 4xe 써밋 리저브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지프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웅장한 크기를 자랑한다. 외장 크기는 △전장(길이) 4,910㎜ △전폭(너비) 1,980㎜ △전고(높이) 1,790㎜ △휠베이스(축간거리) 2,965㎜로 상당히 크다. 3열 시트가 없는 5인승 모델인 만큼 지난해 출시돼 국내에 판매 중인 그랜드 체로키 L와 비교 시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310㎜, 125㎜ 짧다. 대신 3열 시트 공간을 고스란히 적재함으로 활용할 수 있어 더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한 점이 장점이다.

차체 크기는 그랜드 체로키 L 대비 짧지만 공차 중량은 오히려 230㎏ 늘어난 2,555㎏이다. 이는 PHEV 모델인 만큼 추가로 탑재된 배터리 영향으로 보인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후면부. / 용인=제갈민 기자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후면부. / 용인=제갈민 기자

그랜드 체로키 4xe의 외관 디자인은 그랜드 체로키 L과 같은 듯 다른 모습이다. 전면에서는 지프의 ‘세븐 슬롯 그릴’ 아래 범퍼의 에어덕트 면적(세로 높이)이 조금 작아진 대신 범퍼 상단 면적이 조금 커졌다. 범퍼 좌우의 에어덕트 디자인도 약간 다르며, 번호판 장착 위치도 달라졌다. 그랜드 체로키 L은 범퍼 에어덕트 중앙에 장착하는데, 그랜드 체로키 4xe 번호판 위치는 범퍼 상단으로 변경됐다.

측면에서는 휠 디자인이 다르며, 롱바디 그랜드 체로키 L에 비해 2열 도어 길이가 짧아졌고, C필러와 D필러 사이 3열 부분 창문 면적이 좁아져 보다 스포티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후면은 그랜드 체로키 L의 경우 테일램프가 좌우로 나뉘어진 형태인 반면 그랜드 체로키 4xe는 좌우 테일램프를 한 줄로 길게 연결한 형태로 디자인해 보다 입체적이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는 가죽은 카멜 색상이 사용됐다. / 용인=제갈민 기자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는 가죽은 카멜 색상이 사용됐다. / 용인=제갈민 기자

◇ 고급 가죽·리얼 우드, ‘지프 럭셔리’ 감성 강조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은 앞서 출시된 그랜드 체로키 L과 동일하다.

시트와 도어 트림에는 카멜 색상의 가죽으로 도배를 하고, 도어트림 및 대시보드 일부분에 가죽 색상과 비슷한 계통의 갈색 리얼 우드 소재를 더해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대시보드에 쓰인 가죽은 카멜 색상과 대비되는 어두운 검정색 계통을 사용했으며, 실내 루프(천장)도 검정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해 과하지 않고 깔끔한 분위기를 구성했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게 느껴지지만 카멜 색상 가죽과 리얼 우드 소재는 약간 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용인=제갈민 기자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게 느껴지지만 카멜 색상 가죽과 리얼 우드 소재는 약간 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용인=제갈민 기자

다만 리얼 우드 소재의 경우 약간 올드하게 보이는 요소이기도 해 호불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10.25인치 모니터를 탑재했으며, SKT의 티맵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지원해 국내 소비자들의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해 안드로이드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도 활용할 수도 있다.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디스플레이 각도를 살짝 기울인 점도 사소하지만 신경을 쓴 부분이다.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공조기 및 오디오를 조작할 수 있는 물리버튼이 자리잡고 있어 주행 간 조작이 편리하며, 그 아래로는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변속기 다이얼 앞쪽의 덮개 안쪽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설치됐다.

아쉬운 점으로는 센터페시아 최상단에는 송풍구가 위치하는데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높이가 계기판보다 약간 낮게 위치하는 점이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 주요 부분과 적재함 공간. / 용인=제갈민 기자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 실내 주요 부분과 적재함 공간. / 용인=제갈민 기자

◇ 2% 아쉬운 주행 성능… 대안이 너무 많은 1억원대 준대형 PHEV SUV

주행 성능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구동 방식을 하이브리드, 전기, e세이브 3가지를 고를 수 있는 ‘E-셀렉 모드’가 탑재됐다. 엔진과 배터리를 모두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주행 모드는 흠잡을 게 없지만, 엔진만 구동하는 e세이브 모드로 주행 시 오르막을 오를 때면 약간의 출력 부족이 느껴지는 정도다.

그랜드 체로키 4xe에는 2.0ℓ급 직렬 4기통 가솔린 싱글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대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m의 성능을 발휘하며,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 시에는 최대 375마력을 뿜어낸다.

서울 도심지에서 배터리만으로 주행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인증 주행 거리가 약간 짧다. 지프 측에 따르면 그랜드 체로키 4xe는 환경부 인증 배터리 주행 가능 거리가 33㎞인데, 경쟁 모델들에 비해 짧은 수준이다. 출발 전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는 25㎞였으며, 실제 배터리만 구동하는 전기 모드로 24.3㎞를 주행한 이후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2㎞로 나타났다.

/ 용인=제갈민 기자
서울 한남동에서 용인 처인구의 목적지까지 약 74km를 주행한 후 계기판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10.2km/ℓ로 나타났다. 전기 모드로는 약 24km를 주행했다.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준수한 효율이다. / 용인=제갈민 기자

시승 코스에는 남한산성을 오르는 업힐 구간이 포함됐는데, 엔진만 구동하는 e세이브 모드로 오르막을 주행했을 시에는 약간 출력이 부족해 버거운 느낌이 든다. 공차 중량이 2.5톤 이상에 달하며 여기에 성인 2명이 탑승해 약 2.7톤에 육박하는 차량을 2.0ℓ급 4기통 엔진으로 끌기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느껴진다. 물론 최대 출력 272마력을 모두 뿜어낼 정도로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다면 시원하게 달릴 수도 있지만 연비는 포기해야 한다.

여기에 스티어링휠이 약간 무겁게 느껴져 주행 간 피로도가 크고, 정차 시 오토홀드 기능은 지원하지만 공회전을 멈추는 아이들링 스톱 앤 고(ISG) 기능은 지원하지 않아 아쉽다. 사소한 옵션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차량 가격이 1억2,000만원 이상에 달하는데 일부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게만 느껴진다.

1억원∼1억2,000만원대 수입 준대형 SUV 중 PHEV 모델을 살펴보면 △BMW X5 PHEV x드라이브 45e △메르세데스-벤츠 GLE 350e 4매틱 △볼보 XC90 PHEV T8 AWD △링컨 에비에이터 3.0 PHEV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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