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가수 남진씨, 배구선수 김연경씨와 함께 찍은 사진 때문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당사자들 모두 김 의원과 친분이 없다고 밝히자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윤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남진) 형님을 가끔 뵈는데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시더라”며 “그래서 어떻게 된 거냐 (물었더니) 2분 만났고, 꽃다발도 준비한 게 아니라 누가 그냥 가져왔다더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진씨, 김연경씨와 함께 사진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해당 사진이 공개된 이후 당사자들이 김 의원과 ‘약속된 자리가 아니였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김 의원이 들었던 꽃다발도 두 사람이 준비한 게 아니고 김 의원 측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헌정포럼 후 기자들과 만나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 모르는 건 아닐 것”이라며 “지인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두 분이 있었고 꽃다발을 줘서 받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김 의원의 행동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 의원은 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 올리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31일 국민의힘 강북 당원 신년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이런 논란들이 총선 과정에서 불거지면 우리 정책 이슈 등이 아무 소용이 없게 되고 후보들이 묻힌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 역시 앞선 라디오에서 “(남진에게) 김 후보 만나면 정식으로 사과하게끔 말씀드리겠다고 했다”며 “막무가내식 홍보가 당의 위신까지 떨어뜨리고, 제가 보니 말이 안 맞는다.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식의 선거운동을 하는 분이 어떻게 총선을 지휘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당 밖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여당의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신의 홍보를 위해 국민을 속였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같은 날 “도대체 왜, 어떤 정치, 어떤 정치인은 항상 누군가를 망가트리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급한 것”이라며 “본인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다다르니 없는 말도 자꾸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