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친윤 당권’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친윤 당권’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 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당심 다독이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연달아 만난 윤 대통령은 3·8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 이명박·박근혜, 전당대회 참석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3·8 전당대회 참석을 요청받고 “꼭 참석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원이 많이 모이는 축제니 꼭 참석하겠다. 전당대회를 잘 준비해달라”고 말했다고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여당 전당대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례가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참석한 바 있고, 2014년과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에 전당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대선과 총선을 승리한 상황에서 열렸다. 정부 출범 초기여서 단합을 강조하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이계(親이명박계) 당 대표 후보(박희태 전 국회의장)를 지원하기 위한 참석이라는 반응이 공공연했다. 이 전 대통령의 참석 덕인지 2008년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전 의장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더 큰 논란을 낳았다. 김무성 전 의원과 서청원 전 의원이 당권을 두고 맞붙은 상황이었는데, 친박계(親박근혜계) 서 전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상의를 입고 등장한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당원들의 환호를 받으며 10여분간 축사를 했고, 21차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06년 전당대회 당시 판세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2014년 전대 참석을 두고 논란이 거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강재섭·이재오 전 의원이 새 당대표가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전 의원이 연설을 할 때 박 전 대통령이 기표소로 들어갔고, 이를 어떤 ‘사인’으로 받아들인 대의원들이 강 전 의원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 대통령 참석 두고 다양한 분석

2014년 전당대회에 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음에도 비박계(非박근혜계) 김무성 전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2016년에는 친박계 이정현 전 의원이 당선되는 데 박 전 대통령의 참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당시 출마한 후보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 상황은 2008년, 2014년, 2016년과 다르다. 당시 전당대회는 현장 대의원 투표가 있어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없다. 사전에 모바일로 투표를 마치고 결과만 발표한다. 그러니 윤 대통령의 참석이 현장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또 박 전 대통령은 대표직에 있지 않을 때(2006년 전당대회)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요한 직책에 있지 않았음에도 당시 “박근혜가 일어서면서 판세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반면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에 입당해 대선에서 이겼지만, 박 전 대통령만큼 존재감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니 단합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일 수 있다. 

반면 대통령의 참석이 미리 알려진 것은 투표 전 미리 윤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날 YTN ‘뉴스앤이슈’와의 인터뷰에서 “김기현 의원에게 윤심이 기울었다는 얘기는 굳이 돌려서 얘기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가겠다고 미리 얘기했다”며 “확실하게 윤심을 김 의원에게 쏟아주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 등의 문제로 ‘경호 엠바고’가 걸린다. 또 전당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게 되면 시선이 분산되어 당일 선출된 당 대표가 여론에서 묻힐 수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당 지도부를 통해서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이 알려졌다. 투표 전 미리 ‘표단속’을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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