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자회사 CEO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자회사 인선 및 조직개편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뉴시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자회사 CEO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자회사 인선 및 조직개편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의 공식 취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회장 인선이 발표된 지 어느덧 2주 가량의 시간이 흐른 가운데 임 내정자는 업무 파악, 노조 반발 수습, 새판 짜기를 위해 조용하면서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있다. 

◇ 노조와 만남으로 첫 행보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지난주부터 우리금융 본사 인근의 연수원에서 업무 파악 및 경영 계획 구상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내정 후 첫 공식 행보는 노조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지난 9일 우리금융 본사에 위치한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소통의 시간의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만남은 임 내정자가 만남을 요청한 뒤 노조 측에서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임 내정자는 “직원들과 노조의 상처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뒤 지속적인 소통과 직원 존중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내정자는 고위급 관료 출신이다.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 고위직을 역임한 후 농협금융지주 회장, 금융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노조 측은 그의 회장 유력설이 돌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이번 인선이 발표된 후 노조가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임 내정자가 노조와의 만남을 통해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보이면서 극렬한 대치 상황은 현재까지 연출되지 않고 있다. 임 내정자는 이날 만남에서 처우개선과 조직 안정화 등 노조 요구사항에 수용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노조가 강경한 대치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자회사 CEO와 상견례… 인선 향방은?

노조와의 만남으로 첫 행보를 시작한 임 내정자는 이후 지주 임원 및 자회사 CEO들과의 만남을 통해 업무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임 내정자는 이번 주부터 자회사 CEO들로부터 현황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임 내정자가 이를 토대로 지주 임원 및 자회사 CEO 인선 등 새판 짜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 14곳 중 10곳의 CEO의 임기는 만료된 상태다.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와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 이창재·김영진 우리자산신탁 대표,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경우 우리PE자산운용 대표,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최돈관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표 등 다수의 CEO의 임기가 만료됐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 주요 경영진 중 핵심 임원 5명의 임기도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임 내정자의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인적 쇄신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부 출신 인사인 만큼 내부의 파벌 관계에서 자유로운 과감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금융 내에선 한일은행 출신과 상업은행 출신 간의 보이지 않는 파벌 문제가 해묵은 과제로 지목돼온 바 있다.

앞서 임 내정자는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新(신)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거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행장은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아직 잔여 임기가 남아있지만 새로운 지주 회장 체제 출범과 함께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 내정자가 내부 화합과 인적 쇄신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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