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CMA, 양사 합병 유예 결정 약 4개월 만에 최종 승인
14개국 중 美·EU·日 3개국만 남아… “긍정적 전망 예상”

/ 뉴시스
영국 경쟁시장청(CMA)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인수·합병, M&A)에 대해 영국 경쟁당국 경쟁시장청(CMA)에서도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단 3곳의 경쟁당국 승인만 남겨놓은 상황이라 이들의 향후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CMA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영국 CMA가 양사 기업결합에 대해 ‘합병 유예’ 결정을 내린지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14일, 영국 CMA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해 ‘합병 유예’ 결정을 내리고 보완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영국 CMA는 ‘인천∼런던’ 노선의 독과점을 문제삼았다. 당시 CMA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영국(인천∼런던) 노선에 대한 고객 수요가 감소했지만 사실상 대한항공이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상황”이라며 “양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해당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거나 서비스 질 하락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28일 CMA 측에 자진 시정안을 제출했다. 영국 국적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틱 항공이 인천∼런던 노선에 취항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당초에는 버진 애틀랜틱 항공이 올해부터 글로벌 항공 동맹 ‘스카이팀’에 합류하며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코드셰어) 방식으로 인천∼런던 노선 신규 취항을 통해 독과점을 해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국 CMA의 추가 시정 요구에 따라 대한항공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히드로국제공항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주 7개 전부를 버진 애틀랜틱 항공 측에 양도하는 내용까지 시정안에 포함했다. 현재 우리나라 항공사가 보유한 히드로공항 슬롯은 대한항공 주 10회, 아시아나항공 주 7회 등 총 17회다.

영국 CMA 측은 대한항공에서 제시한 자진 시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히고, 시장의 의견을 청취해왔다. 이후 지난 1월 26일 시정조치안 승인 결정을 앞두고 추가 검토를 위해 3월 23일까지 심사기한을 연장했지만, 이보다 빠르게 최종 합병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번 영국 CMA의 양사 합병 승인 결정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영국 CMA의 기업결합 승인 결정이 현재 심사를 진행 중인 미국, EU, 일본 경쟁당국의 최종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경우 약 2년여 간의 사전협의를 거쳐 지난 1월 16일 본심사를 개시했으며, 2월 20일부터 2단계 심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경쟁당국에서 시간을 좀 더 두고 검토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일본은 경쟁당국과 사전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사전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정식 신고서를 접수하고 나머지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EU, 일본 경쟁당국과 적극 협조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해 2021년 1월 14일 이후 총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영국을 포함해 11개국은 양사의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영국 정부(CMA) 승인 결정문
2023. 03. 01 영국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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