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섰던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 뉴시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섰던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달 28일, 국내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와 관련해 ‘공개매수결과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텐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 및 인수 추진을 전격 발표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데, 그 결과가 발표된 겁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임플란트 업계 1위를 자랑하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발생한 사상 초유의 직원 횡령 사건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후 국내 주주행동주의의 대표주자인 KCGI의 공세에 직면하며 혼란을 이어왔죠. KCGI는 특히 지난 1월 발송한 주주서한을 통해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퇴진과 독립적 이사회 구성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공개매수 및 인수 추진 발표는 바로 이 시점에 나왔습니다. 공개매수를 실시하는 한편, 공개매수 성사를 전제로 최규옥 회장 일가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기로 한 건데요. 이를 두고 최규옥 회장이 KCGI의 공세에 맞서 ‘백기사’를 구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렸지만,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측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배구조 개선과 이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근본적 목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즉, 초대형 횡령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회사의 최대주주가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를 마주한 직후 또 다른 사모펀드의 손을 잡은 겁니다. 여러모로 세간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많았죠.

뿐만 아닙니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KCGI가 당초 지분을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전환사채(CB) 콜옵션을 둘러싼 ‘편법 증여’ 논란이 제기되는 등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매수는 연일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및 인수는 성공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공적입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제시했던 공개매수 목표수량은 최소 239만4,782주~최대 1,117만7,003주였습니다. 잠재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약 15.4%~71.8%의 지분에 해당합니다. 또한 공개매수 성사를 전제로 최규옥 회장의 지분 일부와 최규옥 회장 특수관계인의 전환사채 매도청구권 지분을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만약 공개매수가 최대치로 성사될 경우, 최규옥 회장이 보유하게 될 지분 및 자기주식을 포함해 10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었죠. 이를 통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게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계획이었습니다.

이번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는 총 952만2,070주입니다. 목표수량 최대치의 85.1%에 해당합니다. 이로써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최규옥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잠재발행주식총수의 83.34%에 해당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취득 예정인 전환사채 지분을 더하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88.7%에 달하는 지분을 거머쥐게 될 전망입니다.

비록 100% 목표달성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공개매수 결과입니다. 90%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됐으니까요. 이 같은 공개매수 성공은 애초부터 대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과한 첫 사례인데다, 입장을 바꿔 공개매수에 응한 KCGI의 결정과 ‘편법 증여’ 논란을 불식시킨 적극적인 대응 등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제 관건은 공개매수 및 인수의 진짜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자진 상장폐지 성사 여부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소 애매한 측면이 남아있기도 한데요.

상법상 최대주주에 의한 자진 상장폐지 추진의 기준점이 되는 지분은 95%입니다. 9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상장폐지를 추진할 경우, 나머지 5% 이하에 해당하는 주식에 대해선 강제 매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러한 규정에 기반해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자진 상장폐지 추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한 코스닥 시장은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데요. 관행적으로는 90% 이상의 지분이 자진 상장폐지 추진 가능 기준점으로 여겨집니다. 물론 관행인 만큼 법적 분쟁이 불거질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죠. 

일단은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다음 발걸음을 내딛을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공개매수결과보고서’ 공시
2023. 2. 2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공개매수신고서’ 공시
2023. 2. 1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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