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으로 단일화 1주년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으로 단일화 1주년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를 하루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일화’를 부각하고 나섰다. 정권교체에 이바지했던 이력을 강조하며 당원들의 적극적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앞서 ‘윤안연대’ 거론 때문에 대통령실과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데다, 뒤늦은 ‘윤심 호소’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의 ‘단일화 1주년’을 자평했다. 그는 “1년 전 오늘은 두 사람이 원팀이며 국민통합정부임을 국민 앞에 선언한 날”이라며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단일화의 결단은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단일화가 '대한민국의 물꼬를 바꿨다'는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저 스스로 정권교체에 기여한 결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쌓았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도 “만약 단일화가 없었다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하에서 살았을 것”이라며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라고 했다.

지난 달 초 ‘윤안연대’ 발언 등으로 대통령실과 불화를 빚어왔던 안 후보는 그간 전당대회 국면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최근 그가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이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올리면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오히려 윤심을 팔고 다닌 후보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가 없는 데 반해 ‘단일화’를 띄운 자신에 대해선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윤안연대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 사진으로 윤안연대라고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달 초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해당 발언에 공개 비판을 한 것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기가 하고 싶은 말, 자기 의견을 내는 게 민주주의 국가 아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 ‘단일화 주역’ 띄웠지만 효과는 글쎄

아울러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 중 일련의 상황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화살은 당내 친윤 인사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유감스럽게도 단일화의 진정성과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고 깎아내리려는 일부 세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가 아무리 냉혹하고 비정하다 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 조변석개(朝變夕改‧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일관성 없이 자주 고침)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달 초 안 후보의 상승세에 이철규‧김정재 의원 등이 “(단일화를) 진정성 있게 한 건지 모르겠다”, “엄밀히 갈 데가 없었다”라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안 후보는 “제가 윤 대통령과 단일화해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대답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일화 주역’임을 앞세워 당심을 잡아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평가는 박하다. 김기현 당 대표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과거 모순된 행색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평가절하했다. 대통령실 역시 전날 안 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그간 친윤‧비윤 어느 쪽에도 명확히 서지 않았던 안 후보가 이제야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실기(失期)’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 후보의 경우 윤심 당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몸부림이겠지만, 핵심적인 것은 윤심의 연결고리는 김 후보가 이미 선점해 버렸다”며 “반전의 몸부림이겠지만 결과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행보를 보면서 우왕좌왕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다”며 “엄석대가 가진 힘에 굴복해 할 이야기를 못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고 싶었다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절대 엄석대를 이길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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