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래프는 2018년~2022년까지 영업실적 추이. / 그래프=이주희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장품업계가 봄날을 맞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실적 회복을 보인 곳도 다수 나타났다. 에이블씨엔씨도 그중 한 곳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흑자전환 성과를 냈다. 올해도 업황 개선에 따른 질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 흑자전환에 주가도 서서히 회복세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이블씨엔씨는 전 거래일 대비 3.93% 하락한 8,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내림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17일 장중 한때 4,060원까지 하락하며 저점을 찍고 작년 말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업황 개선 기대감과 실적 회복 추세가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479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2,629억원) 대비 5.7%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는 2021년 영업손실 224억원, 당기순손실은 434억원을 기록했던 바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를 비롯해 초공진, 어퓨,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국내 1세대 브랜드숍 미샤를 기반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에이블씨엔씨는 2010년대 후반 들어 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힘겨운 시기를 보내왔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촉발된 한한령(한류제한령) 여파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7년 3,733억원 △2018년 3,455억원 △2019년 4,222억원 △2020년 3,075억원 △2021년 2,629억원 순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112억원 △2018년 -190억원 △2019년 18억원 △2020년 -680억원 △2021년 -224억원 기록했다.

작년엔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선 최근 고강도 체질 개선 정책이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의 작년 흑자전환과 관련해 리포트를 통해 “국내와 중국법인의 손익 개선이 주요했다”며 “국내의 경우 할인율 축소·비효율 매장 축소·타이트한 재고 관리를 단행했고 중국의 경우 조직구조 슬림화·부진 재고 효율화가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와 중국에서의 손익개선은 각각 227억원, 115억원 기여했다”며 “할인율 축소, 재고 슬림화 등으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대비 8%p 개선된 57% 기록해 코로나 이전(2017~2018년) 수준으로 회귀했으며, 판관비율 또한 정상화됐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사업 효율화에 집중… 리오프닝 수혜 기대

박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년간 사업 모델 슬림화와 브랜드 재정립을 통한 기업가치 회복에 집중했다”며 “2022년 손익 측면에서나 해외 성과 측면에서나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지역별 매출성장률(전년 대비)을 보면 국내는 4%, 중국은 41% 감소세를 보인 반면 일본은 4% 성장했다. 엔화 기준으론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매출 성장률은  40% 달성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한한령 여파로 중국 시장 매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일본과 북미 등 다른 글로벌 시장을 통해 활로를 찾아왔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 대주주인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회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 뉴시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 대주주인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회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 뉴시스

박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에 대해 “지난해엔 이익체력 회복이었다면, 올해는 편안한 기저, 국내·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북미·일본 확장 전략 성장이 동반된 질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수익성 회복과 더불어 올해엔 매출 성장도 이뤄질 지 주목된다.

대주주 변화 여부도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 대주주인 IMM PE는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회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할 당시 빌린 인수금융의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각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진 매각 절차는 비교적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 참여 열기가 뜨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 분위기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예비입찰엔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 등 5~6곳의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 절차는 내달께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에이블씨엔씨가 대주주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에이블씨엔씨-2017년~ 2022년 사업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이블씨엔씨-리포트
2023. 03. 07 하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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