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는 내달 1일부로 신유정 상무를 신임 대표집행위원으로 선임한다고 13일 밝혔다. / 에이블씨엔씨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에이블씨엔씨가 새로운 수장 체제를 맞이했다. 김유진 대표가 가구업체 한샘 대표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신유정 브랜드전략부문장(상무)이 후임으로 발탁됐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 수장 체제 아래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브랜드전략 전문가’ 신유정 상무 신임 대표로

에이블씨엔씨는 내달 1일부로 신유정 상무를 신임 대표집행위원으로 선임한다고 13일 밝혔다.

김유진 대표는 한샘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에이블씨엔씨 기타상무이사를 겸할 예정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한샘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IMMPE 측 인사로 2021년 6월 에이블씨엔씨 대표로 투입돼 회사의 체질 개선을 이끌고 흑자전환 성과를 냈다. 

김 대표의 후임으로 발탁된 신유정 신임 대표는 1983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프록터앤드갬블(P&G)과 할리스에프엔비 등을 거친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 전문가다. 할리스에프엔비 브랜드전략본부 이사,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21년 10월 에이블씨엔씨에 영입됐다. 신 대표는 에이블씨엔씨에 합류해 총 3개 본부(상품본부, 플랫폼본부, 마케팅본부)를 관장하는 브랜드전략부문장으로 활약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초공진, 어퓨,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뷰티기업이다. 국내 1세대 브랜드숍 미샤 운영사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는 2010년대 후반 들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곳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7년 3,733억원 △2018년 3,455억원 △2019년 4,222억원 △2020년 3,075억원 △2021년 2,629억원 순으로 감소세를 보여 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112억원 △2018년 -190억원 △2019년 18억원 △2020년 -680억원 △2021년 -224억원 순으로 부진했다. 중국의 한한령 제재 여파로 타격을 입은 데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코로나19 악재까지 덮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바 있다. 

이에 대주주인 IMM PE는 2021년 6월 IMM오퍼레이션즈본부 인력을 파견하고, 다양한 내·외부 인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조직 변화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신 대표는 김유진 대표가 취임한 후 처음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영입된 인사다. 그는 앞서 할리스에프엔비 경영진으로 있던 시절, 김 대표와 할리스 매각을 주도하며 손발을 맞췄던 바 있다. 

다시 의기투합해 뭉친 두 사람은 에이블씨엔씨 경영정상화 및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각각 주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에이블씨엔씨는 흑자전환 성과를 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479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부터 실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부터 실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증권가에선 최근 2년간 에이블씨엔씨가 사업 모델 슬림화와 브랜드 재정립을 통한 기업가치 회복에 집중한 것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에이블씨엔씨는 손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효율 매장 축소, 강도 높은 재고 관리 등을 단행한 바 있다. 아울러 일본,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뛰어든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 대주주, 매각 작업 추진… 기업가치 제고·주가 개선 숙제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1분기 에이블씨엔씨는 영업이익 40억원, 순이익 37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억원) 대비 566.7% 늘고 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631억원으로 전년 동기(567억원) 대비 11.3% 증가했다.

엔데믹 전환으로 화장품 소비 수요가 살아나고 중국 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도 본격화하면서 손익 개선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 대표의 어깨는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으나 회사의 외형성장 부문은 숙제로 남아있다. 에이블씨엔씨는 고강도 체질 개선을 거쳐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냈지만, 매출 외형은 2,000억원대 중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올해는 수익성과 더불어 매출 외형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도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3월 진행된 매각 예비입찰에 5~6곳의 투자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아졌지만, 매각 일정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대주주 측이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상시 매각’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IMM PE는 구체적인 본입찰 일정을 정하지 않고 원매자들로부터 제안을 받기로 했다. 최근 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매각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17일 장중 한때 4,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여 올해 5월 10일 기준 1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다만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다시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종가 기준 주가는 6,700원 선까지 떨어졌다. 매각 과정에서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선 기업가치 및 주가 상승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 다.

한편 신 대표는 미샤 등 주력 브랜드 6개를 바탕으로 △브랜드 강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해외 시장 성장 확대 △ESG 경영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연 새 수장 체제 아래, 에이블씨엔씨가 한발 더 도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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