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김구 선생의 통일정부 수립과 관련해 김일성의 전략에 당한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선 실언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실언이 더해지며 당내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 뉴시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김구 선생의 통일정부 수립과 관련해 김일성의 전략에 당한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선 실언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실언이 더해지며 당내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김일성에게 이용당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을 JMS에 빗댄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려 사과에 나섰던 그가 다시금 실언을 내뱉자, 당내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8일) 태 최고위원의 잇따른 실언에 대해 “생각보다 빨리 한국의 잘못된 정치를 익혔다”고 진단했다. 그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유튜버이기도 하고 본인의 소신 발언도 해서 (최고위원에) 올라왔는데 최고위원 되시고 나서의 무게감은 좀 다르다”며 “이런 무게감을 조금 소홀히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사건을 김일성 지시로 촉발했다고 주장한 태 최고위원은 이후 연일 실언을 내놓으며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쓰레기(Junk)·돈(Money)·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고 올린 게 대표적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해당 게시물이 보좌진의 실수로 공개됐다며 사과하고 당 윤리위원회의 심사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실언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백범 김구 선생의 ‘통일정부 수립’ 노력을 ‘김일성의 전략’으로 평가하며 재차 논란에 휘말렸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18일)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지난 구정때 KBS ‘역사저널 그날’이란 프로그램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통일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김구 선생은 마지막까지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하다가 암살됐다는 식으로 역사를 다루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김일성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 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각 당내에서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난해 백범 김구 선생 서거 73주기 때 우리 국민의힘은 수석대변인 논평으로 ‘김구 선생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는 것을 막으려 생을 마치실 때까지 통일을 위해 노력하셨고,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당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80년 전 김구 선생의 통일 노력이 김일성에게 이용당해서 한 것이라면 21세기 국민의힘도 김일성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서 이런 망언을 하고 있는 건가”라며 “당 지도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방관만 하고 계실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며 “의원님께서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오신 것은 환영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상식과 괴리된 말씀을 하시면 곤란하다. 연이어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태 최고위원의 일련의 발언이 바람직하다 또는 동의한다고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은 있다 그렇게 보여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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