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의 전세가율 조정에 따라 주택 공시가격의 126%만 보증보험 가입 가능

HUG가 1일부터 보증보험 가입시 전세가율 90% 이하 주택만 받는다./ 뉴시스
HUG가 1일부터 보증보험 가입시 전세가율 90% 이하 주택만 받는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앞으로는 전세보증금이 주택가격의 90% 이하인 주택만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취급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이하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은 그동안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100%인 주택도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했기에 무자본 갭투기가 성행했고 이는 곧 전세사기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1일 HUG는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기존 전세가율 100% 이하에서 90% 이하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초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 발표 당시 정부는 보증보험 가입 범위를 전세가율 100%로 허용함에 따라 악성임대인의 무자본 갭투기, 공인중개사의 깡통전세 유도 등에 악용됐다며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전세가율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주택 가격 산정 때 반영하는 공시가격 적용 비율도 낮아진다. 지난해까지 150%였던 공시가격 적용 비율은 올해 초 140%로 변경된 바 있다. 

이날부터 전세가율 90%가 적용됨에 따라 앞으로는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 × 전세가율 90%)까지만 보증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이달 1일부터 신청하는 신규 보증에 적용되며 갱신보증은 내년 1월 1일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또 HUG 포함 SGI서울보증, HF(한국주택금융공사) 등도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이처럼 강화된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시행됨에 따라 빌라 임대인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전세가격 및 공시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빌라가 보증보험 가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최근 3개월간 수도권 연립‧다세대(빌라) 주택의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집계‧분석한 결과 수도권 내 빌라 전세거래 중 66%는 이달부터 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공시가격 10% 하락 전제)할 것으로 예측됐다.

즉 수도권 빌라 전세 거래 3건 가운데 2건은 전세가율 90% 초과해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 79%, 경기 68%, 서울 64%의 빌라 전세거래가 각각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특히 강서구는 자치구 중 가장 높은 88%의 빌라 전세거래가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금천구 84%, 영등포구가 82% 등의 순이었다.

인천은 강화군 90%, 계양구 87%, 남동구 83% 순으로 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경기는 광주시‧의정부시 각각 86%, 이천시 84% 순 보증보험이 거절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향후 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전국 빌라 전세거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사에서는 공시가격 10% 하락을 전제로 보증보험 가입 가능성을 따졌는데 지난 4월 28일 정부가 확정 발표한 전년 대비 공시가격 하락률은 18.63%였기 때문이다.

전세가율 하향 조정에 공시가격까지 더 낮아지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보증금 상한선도 함께 내려간다. 현재 부동산 시장 내 전세사기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운 주택은 세입자들이 외면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부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 상한선을 초과하는 금액을 월세로 돌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네이버부동산(1일 기준)’에는 강서구 화곡동 빌라 매물 일부가 △보증금 1억8,000만원‧월세 10만원 △보증금 1억2,000만원‧월세 55만원 △보증금 1억4,800만원‧월세 20만원에 올라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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