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랜드로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성장세 기록

렉서스 준대형 SUV RX 5세대 모델(사진)이 내년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파워트레인은 HEV, PHEV, 그리고 터보 HEV 3종으로 구성된다. / 렉서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렉서스가 3개월 연속 월간 판매 1,000대 이상 실적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사진은 렉서스 준대형 SUV RX 5세대 모델로, 국내에는 HEV, PHEV, 그리고 터보 HEV 3종의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 렉서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에서 렉서스와 랜드로버가 부활을 알렸다. 4월 기준, 두 브랜드의 올해 누적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0%를 넘어서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렉서스는 2016∼2019년 4년 연속, 랜드로버는 2016∼2018년 3년 연속 ‘연간 판매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후 두 브랜드는 각각의 사정으로 침체기를 맞았으나, 올해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서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 렉서스, 업계 5위 유지… 하반기 신차 2종 투입, 연 1만대 회복 가능성↑

렉서스는 2020년 하반기 한일 갈등으로 인해 국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본 제품 불매운동(노재팬)’의 직격타를 맞으며 침체기에 빠졌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힘겨운 시기를 보냈으나, 이 시기에도 타케무라 노부유키 전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고객만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네트워크 확장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올해 들어 렉서스의 판매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부각된다.

렉서스는 올해 월간 판매 실적이 △1월 576대 △2월 1,344대 △3월 1,376대 △4월 1,025대 등 총 4,321대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 시 두 배 이상(114%) 증가했다. 특히 2∼4월 실적이 꾸준히 월 1,000대를 넘어선 점은 노재팬이 완전히 사그라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적을 견인한 모델은 렉서스 준대형 세단 ES 모델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렉서스 ES는 7세대 모델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1∼4월 누적판매 3,094대를 기록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서 집계한 베스트셀링카(모델) 톱10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렉서스 ES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톱10에 유일하게 비(非) 독일차 브랜드 모델이라는 점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중형 SUV 렉서스 NX가 누적판매 939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NX는 지난해 6월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신형 모델이며, 렉서스 브랜드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렉서스 NX450+ PHEV 모델의 경우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했을 시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약 56㎞(복합전비 기준)로 인증을 통과했다. 일반 HEV 모델도 연비가 15㎞/ℓ 이상을 무난하게 기록해 효율성이 높은 차량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렉서스는 올해 하반기 준대형 SUV RX의 완전변경 모델과 브랜드 최초로 전기차(BEV)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 RZ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재도약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렉서스 RX는 앞서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NX 모델처럼 HEV 및 PHEV 파워트레인으로 구성해 소비자 선택지를 늘려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렉서스 RZ를 통해 부족했던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렉서스 RZ는 준대형 SUV 모델 RX보다 조금 작으면서 중형 SUV NX보다는 조금 크다. 국산차 모델 중에서는 기아 쏘렌토와 외관 크기가 비슷한 정도며, 전고는 조금 낮다.

렉서스 ES와 NX에 이어 5세대 RX 및 신형 전기차 RZ 모델이 투입되면 판매량 증가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렉서스는 현재 월 평균 1,080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올해 4년 만에 1만대 클럽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2억원대로 책정됐음에도 1월 판매대수에서 경쟁 모델을 전부 뛰어 넘어 수입 플래그십 SUV 판매 1위를 차지했다. / 재규어랜드로버
랜드로버가 국내 시장에서 올 뉴 레인지로버를 앞세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진은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모델로, 국내 판매 가격이 2억∼3억원 수준의 초고가임에도 브랜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 재규어랜드로버

◇ ‘부활’ 알린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흥행에 딜러사도 흑자 전환

랜드로버는 올해 수입차 업계에서 판매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브랜드다. 랜드로버는 올해 월간 판매 실적이 △1월 475대 △2월 504대 △3월 633대 △4월 459대 등 총 2,0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2.2% 성장했다.

브랜드의 부활을 이끈 모델은 지난해 8월, 9년 만에 5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친 올 뉴 레인지로버다.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는 올해 1∼4월 누적 판매대수가 1,132대로, 브랜드 총 판매 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브랜드의 플래그십(기함급) 모델로, 국내 판매 가격이 2억원 내외부터 3억원에 달하는 초고가임에도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점을 살펴보면 레인지로버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 대형 및 풀사이즈 SUV 모델 중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 외에 랜드로버 디펜더와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1∼4월 각각 386대, 299대 판매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랜드로버는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가 총 3,113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및 4월까지 판매 속도를 감안하면 상반기 내에 전년 총 판매실적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특히 올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국내 판매 모델에 대해 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정가 판매를 이어오면서 파트너 딜러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정가 판매는 지난해 글로벌 부품 공급난으로 인해 신차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것에 따른 조치다. 덕분에 그간 적자를 이어오던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파트너 딜러사는 지난해 대부분 흑자 전환 또는 수익 증대를 달성했다.

먼저 서울 서초·송파 및 경기 분당·일산, 강원도 원주에서 재규어랜드로버 딜러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KCC오토모빌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영업이익 26억원, 34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99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동기간 순이익도 8억원, 19억원에서 67억원으로 늘어났다.

서울 강남권 및 경기 남부권 딜러 천일오토모빌은 매출 1,001억원, 영업이익 13억원, 순이익 4억원 등을 기록해 전년 적자실적(영업손실 40억원 및 순손실 60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서울 강북·서부권 및 인천 지역 딜러인 아주그룹 계열 아주네트웍스도 2021년 매출 867억원, 영업손실 27억원, 순손실 5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892억원, 영업이익 17억원, 순이익 9억원 등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서울 동대문·경기 하남 및 안양 딜러사 브리티시오토와 부산·울산 지역의 효성프리미어모터스도 각각 2021년 11억원, 2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었지만, 지난해는 매출 성장 및 영업이익 2억원, 3억원 등으로 흑자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랜드로버 브랜드 내 판매 순위는 디펜더가 864대로 1위를 기록했으며, 올 뉴 레인지로버가 580대로 2위에 올라섰다. 사실상 디펜더와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의 흥행은 판매량 회복을 넘어 파트너 딜러사들의 실적 개선까지 견인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다.

올해 올 뉴 레인지로버의 판매가 이미 지난해 실적의 두 배에 다다른 만큼 올해도 랜드로버 딜러사들의 호실적이 예상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렉서스·랜드로버 1∼4월 국내 판매 실적
2023. 05. 08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및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파트너 딜러사 5개사 2022년 사업보고서 재무제표
2023. 05. 0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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