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은경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한 모양새다. 혁신위의 1호 쇄신안이었던 ‘불체포특권 포기’ 추인이 불발되자 혁신위 ‘무용론’이 제기된 가운데 현역 의원이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친이낙연계(친낙계)로 분류되는 설훈 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분열은 혁신 대상이다’라고 언급했다”며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계파 간 갈등 양상을 두고 “분열은 혁신의 대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비이재명계(비명계) 수장으로 여겨지는 이 전 대표가 최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계파 싸움 재연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그는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전 대표)이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설 의원은 “무슨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인가.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무엇인가”라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향해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고 직격했다. 설 의원은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며 집단지성의 민주주의를 꽃피워 왔던 정당”이라며 “그런데 혁신위가 출범한 이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건 참신한 혁신 의제가 아니라 다른 목소리들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옐로카드’뿐”이라고 꼬집었다.

◇ 혁신위, 위기 돌파할까

혁신위의 잡음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 13일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혁신위의 1호 쇄신안인 ‘당 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정식 안건으로 내놓고 추인을 시도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그러자 당내 일각에서 혁신위 ‘무용론’이 제기됐다.

다만 당이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혁신위 1호 안건 추인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밀도 있는 논의를 계속해 나가면서 충실한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당내 일부 의원들이 혁신위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안이 당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종민‧박용진‧이상민‧조응천 의원 등 31명은 지난 14일 선언문을 내고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첫걸음으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도 같은 날 회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다음 의총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하자고 했다.

실제로 오는 18일 본회의 전에 열리는 의총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관련 의제가 안건으로 올라올 전망이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이)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지만, 특정 법안이 논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서 논의할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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