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이 후보자 지명이 ‘방송 장악’을 위한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방송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이 후보자 엄호 배경에는 나름의 자신감이 숨어 있다. 민주당이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치명타’를 입힐 만한 ‘한 방’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대응 방안을 찾는 데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31일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된 이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지명을 ‘방송 장악 의도’로 결부시킨 민주당의 주장을 일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공영방송 정상화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TBS에 이어 공영방송마저 중립적 방송으로 제 모습을 되찾으면 민주당 주특기인 가짜뉴스 공세가 무력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공세를 ‘발목 잡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9일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 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자마자 마치 새로운 정치 공세 꼬투리라도 잡았다는 듯 거칠게 나오고 있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답을 정해놓고 발목잡기에만 올인하는 민주당은 이대로 나라를 멈추고 싶은 것인가”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우리 방송 생태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경험과 의지를 모두 갖춘 인물”이라며 이번 인선을 긍정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8일 이 후보자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한 이후 민주당은 이에 대해 연일 공세의 날을 세워 왔다. 국민과 언론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윤 대통령이 해당 인사를 밀어붙인 게 사실상 ‘언론 장악’을 염두에 둔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것이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고도 지명했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오만”이라고 쏘아붙였다.

◇ 역공 나선 국민의힘

민주당의 공세에도 여권이 강행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자신감’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후보자 자녀의 학교폭력 의혹이지만, 해당 의혹은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추가적인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부터 이 후보자에 대한 내정설이 흘러나오면서 해당 논란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이 후보자의 자녀 학폭 논란은 과거에 한 차례 수면 위로 불거졌던 사안이었고, 지명 전까지 시간이 있었지만 추가 이슈가 없었다는 인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청문회 보이콧’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데 대해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역공에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자체가 바로 인사청문회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합리적인 반대 사유가 있다면 청문회 질의를 통해 밝히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방송 장악’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전 정부에서 ‘방송 탄압’이 더 극심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국회 과방위 소속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당과 일부에서 제기하는 정치적 공세”라며 “이동관 홍보수석 시절 그런 어떤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실행된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공영방송 이사진들에 대한 ‘적폐 몰이’가 오히려 편파 왜곡 방송과 방만 경영의 판을 깔아준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적극 엄호 속에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임명 의지가 강한 만큼, 이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 새어 나온 것과 같이 청문회를 보이콧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히려 청문회를 통한 이 후보자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게 더 낫다는 의견 때문이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오죽하면 청문회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오겠나”라면서도 “(보이콧은) 이 후보자와 여당을 오히려 도와주는 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를 더 잘 준비해 문제점을 드러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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