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T, LGU+, 전년 대비 매출·영업익 모두 성장
통신비 인하 압박·제4통신사 등장 가능성에 장기 성장은 ‘부정적’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1조3,200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증권가 및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실적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1조3,200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증권가 및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실적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모두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3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1조3,200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일단 겉보기엔 세 곳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5G통신 순증 가입자 감소, 정부의 5G요금 저하 압박 등의 부정적 요소가 남아있어서다.

◇ KT ‘어닝서프라이즈’, LGU+도 높은 성장세… SKT는 ‘무난’

통신사들의 실적을 세부적을 살펴보면 2분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곳은 KT로 보인다. 7일 공시된 바에 따르면 KT는 올해 2분기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기준 전년 대비 각각 3.7%, 25.5% 증가한 수치다. 서비스 매출은 별도기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4조1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KT의 2분기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받는다. KT는 B2B(기업 간 거래)사업과 B2C(고객과 기업 간 거래)사업 분야 모두에서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T의 B2B 사업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DMAU, B2B 고객 대상 통신사업 매출은 7.6% 늘었다. 특히 KT는 B2B 사업수주 규모가 연간 3조원 이상을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오는 3분기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돼, AI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 어려운 대외 환경에서도 B2B, B2C사업의 균형잡힌 성장으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 확정으로 하반기엔 안정적 경영체제를 바탕으로 더욱 뛰어난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유플러스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8일 실적 발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4,239억원, 영업이익은 2,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3%, 16% 상승했다.

LG유플러스 측과 업계에서는 유무선과 신사업의 실적 개선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의 동력원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무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조5,761억원이다. IPTV, 스마트홈 사업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4%증가한 6,20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울러 8일 컨퍼런스콜을 통해선 국내 커넥티드카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합작법인 설립 후,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는 “그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고객경험과 분석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커넥티드카, 로봇 등의 신사업 영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낼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전기차 충전사업 합작 법인은 관계기관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회사 설립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경쟁사에 비해 다소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8일 공시된 바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은 4조3,0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4,6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매출 4조3,839억원, 영업이익 4,791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동통신(MNO)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하는 1위 사업자로선 조금 아쉽다고 볼 수 있다.

◇ 증권가 “견고한 실적은 아냐”… 장기 실적은 부정 전망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 성적표를 단순 매출·영업이익 증감률로 보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히 KT에 대해선 이번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장기 실적에서는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5G순증가입자 수 및 이동전화 매출액의 내년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 실적 호전의 결정적 이유도 인건비 등 제반 경비 감소 및 자회사 이익 기여도 급증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KT의 자회사 영업이익 기여도는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한 1,686억원이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 기저가 낮지 않음을 감안할 때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여전히 감소 전환 가능성이 높다”며 “5G 순증가입자수 및 이동전화매출액 동향을 감안하면 내년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분기 실적 호전의 결정적 이유는 인건비 등 제반 경비의 감소 및 자회사 이익 기여도 급증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번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자의 경우 분명 장기적으론 KT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지만, 단 항상 장기 호재가 생기면 이에 따른 단기 악재가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요구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실적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견고한 호실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년 동기의 일회성 인건비 지출에 따른 기저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2분기 퇴직금 등을 포함한 일회성 인건비 규모는 455억원 가량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반영할 경우,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약 2,939억원이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약 2% 많은 셈이다. 연간 서비스 매출도 전년 대비 2% 정도 성장에 그쳐, 기업 전망치인 4%에 미달했다.

대외적 상황도 장기적인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에 좋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추진에 통신사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5G요금제의 최저 구간 요금을 월 2~3만원대로 낮출 것을 통신사들에 권고하고 있다. 현재 통신사들의 최저 구간 요금은 평균 4만원대다. 

제4통신사 유치 역시 통신3사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통신업계도 이와 관련한 부정적 상황에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김진원 SK텔레콤 CFO는 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법 개정 등 여러 내용이 있어 현 시점에서는 실적에 미칠 영향을 추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일정 부분 매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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