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한미일 3국 협력과 공동 이익의 추구는 우리들만의 배타적인 것이 아닙니다.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한미일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생중계로 방송된 국무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이 증대되는 점을 강조하고, 한미일 밀착으로 안보의 위험이 줄어들고 경제적 성장의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 윤 대통령, 귀국 다음날 생중계로 성과 설명

윤 대통령은 전날(20일) 한미일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했다. 미국 메릴랜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 ‘캠프 데이비드 정신’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가지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은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안보 뿐 아니라 공급망, 경제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게 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미일정상회의의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이날 국무회의를 생중계로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한미일 대화는 지속 기반이 취약했고 협력 의제도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일 3국의 포괄적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 역내 공조에 머물렀던 한미일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범 지역 협력체로 진화할 것”이라며 “협력 분야도 안보뿐만 아니라 사이버, 경제, 첨단 기술, 개발협력, 보건, 여성, 인적 교류를 망라한 포괄적 협력체를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일 3국은 북한 미사일 정보의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미일 군사 방어 훈련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정례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이러한 3각 협력 결정체 구조는 북한의 도발 위험을 낮추고 우리의 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3국 협력의 혜택과 이득도 더욱 증대될 것”이라면서 “한미일 3국의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 증진은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 “위험은 줄어들고 기회는 커진다”

이날 윤 대통령의 설명에 따르면, 한미일의 협력은 안보의 위협을 줄였을 뿐 아니라 국민들도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이득이 있으며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은 모두발언 마지막에 “(한미일 협력은) 우리 국민들에게 위험은 확실하게 줄어들고 기회는 확실하게 커질 것”이라는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이 ‘혜택과 이득’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가치’에 기반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한미일 협력은)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라는 발언을 통해 한미일이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어 협력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가치 외교’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이기도 하다. 

또 “한미일 3국 협력과 공동 이익의 추구는 우리들만의 배타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미일 협력에 “냉전적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다면 중국도 협력 대상이라는 기조를 다시 한 번 설명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결정체 구조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정상회의 결과로 안보가 위험해졌다’는 지적에 대해 “3국의 협력을 통해 우리가 강해지면 외부의 공격 리스크가 줄어드는데, 어떻게 안보가 위험해진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올 초 ‘자체 핵무장’까지 언급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북핵 위협이 심각해짐을 전제로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핵을 보유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한미는 ‘워싱턴 선언’을 이끌어냈고, 한미일은 확장억제를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한미일 공조, 한미동맹을 통해 북핵 위협을 어느 정도 대비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 대통령실 통신사진기자단

 

2023년 8월 21일 오전 10시

장소 : 용산 대통령실 2층 국무회의장

<모두발언>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나흘간 을지연습이 시작됩니다. 을지연습은 전쟁 발발 시 정부 기능 유지, 군사 작전 지원,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한 국가 총력전 수행 연습으로서 국가 비상 대비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날의 전쟁은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 테러를 동반한 비정규전,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이버전, 핵 위협을 병행한 정규전 등 모든 전쟁을 혼합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민, 관, 군이 함께 국가 총력전 수행 역량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축소 시행되어 온 을지연습을 작년에 정상화하였고, 올해는 전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 관, 군 통합 연습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였습니다. 중앙과 지방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 4천여 기관, 58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군과 정부 연습 시나리오를 통합하고 북한의 핵 위협, 반국가세력 준동,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실전과 같은 훈련이 진행됩니다.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상황을 중심으로 연습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당부드립니다.

먼저, 북한은 개전 초부터 위장평화 공세와 가짜뉴스 유포, 반국가세력들을 활용한 선전 선동으로 극심한 사회 혼란과 분열을 야기할 것입니다. 이는 빠른 전시 전환을 방해해 본격적인 싸움도 해보기 전에 패배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짜뉴스와 위장평화 공세, 선전 선동을 철저히 분쇄하고 국론을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북한은 국가중요시설을 공격해 국가기반체계를 마비시키려 할 것입니다. 원전, 첨단산업시설,국가통신망 등이 미사일, 드론, 사이버 공격으로 파괴된다면 우리의 전쟁 지속 능력과 국민 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입니다. 이에,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방호 대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아울러 적의 공습상황에 대비해 국민들이 직접 대피 훈련에 참여함으로써 공습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여 나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북한은 전쟁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며, 핵 사용도 불사할 것입니다. 올해 연습부터는 정부 차원의 북핵 대응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합니다. 핵 경보전파체계와 국민 행동 요령을 홍보하고, 국민 구호와 치료를 위한 국가적 대응 능력도 확실하게 점검하기를 바랍니다.

올해는 6년 만에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시행됩니다. 주민대피와 차량통제 등으로 인한 혼란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사전 안내와 홍보를 철저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비상시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민, 관, 군이 기관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각자의 임무와 구체적인 행동 절차를 숙지하여 실전 같은 훈련이 이뤄지도록 거듭 당부드립니다.

을지연습, 그리고 이와 함께 시행되는 민방위 훈련은 모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1박 4일의 캠프 데이비드 일정을 마치고 일요일 새벽에 귀국했습니다.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각종 도전 요인이 얽힌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위기가 우리에게 새로운 차원의 대응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전환기에 한미일 3국은 국제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캠프 데이비드에 모였습니다. 

그동안 한미일 대화는 지속 기반이 취약했고 협력 의제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일 3국의 포괄적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하였습니다.

한미일 3국 정상들은 최소 1년에 한 번 모이기로 하였습니다. 한반도 역내 공조에 머물렀던 한미일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범 지역 협력체로 진화할 것입니다. 협력 분야도 안보뿐만 아니라 사이버, 경제, 첨단 기술, 개발협력, 보건, 여성, 인적 교류를 망라한 포괄적 협력체를 지향하게 될 것입니다.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은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의 안보를 구축하고 평화를 증진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특히, 한미일 3국은 북한 미사일 정보의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미일 군사 방어 훈련을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정례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 정권의 핵 미사일 개발 자금줄인 사이버 불법 활동을 감시하고 차단하는데 한미일의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결정체 구조는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3각 협력 결정체 구조는 북한의 도발 위험을 낮추고 우리의 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할 것입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로운 항행과 통상질서가 보장되도록 역내국들의 해양안보 역량 증진을 지원하고, 국제법과 규범질서가 존중되도록 힘을 모을 것입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자유 회복과 재건을 위한 한미일 차원의 지원과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한미일 3국 협력체는 오커스(AUKUS), 쿼드(Quad) 등과 함께 역내외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강력한 협력체로 기능하면서 확대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3국 협력의 혜택과 이득도 더욱 증대될 것입니다. 첨단 기술력과 선진 산업 기반을 지닌 한미일 3국이 각자 운영해 온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을 서로 연결하면, 공급망 정보와 회복력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요소수 사태와 같은 외부 교란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공조 대응이 가능해지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광물과 소재, 장비 수급과 관련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AI, 양자컴퓨팅, 우주 등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미래 핵심 신흥기술의 공동개발에서부터 기술 표준화, 기술 유출 방지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친 한미일 3국의 기술안보 협력이 글로벌 첨단 기술의 발전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은 게임체인저가 될 핵심 신흥기술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경쟁 기업의 불법적인 기술 탈취 시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미일 3국의 AI 기술의 사용에 관한 국제규범 논의도 가속화될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가 인류사회에 가져다주는 편익은 증진하되, 허위 정보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AI 기술의 남용에는 모두 함께 적극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한미일 3국의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 증진은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공계 연구인력 교류와 함께 한미일 3국의 청년 리더들이 함께 모여 글로벌 리더십 역량을 개발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한미일 청년 서밋'이 신설됩니다. 내년 초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청년 서밋 1차 회의에 미래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계기에 3국 개발금융기관 간 MOU도 체결되었습니다.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개도국의 경제 사회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개도국의 ICT, 에너지, 항만 등 인프라 개발 사업에 역량 있는 우리 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금융, 외환 시장의 안정을 위한 3국 간 공조는 금융 시장의 안정과 회복력을 증진시킬 것입니다. 결국, 우리 기업과 국민이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와 회복력이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한미일 3국 협력과 공동 이익의 추구는 우리들만의 배타적인 것이 아닙니다.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입니다. 인태지역의 모든 국민들과 인류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3국의 공동 이익과 부합하는 것입니다. 

한국, 미국, 일본의 전 세계 재외공관 간 협력 강화를 지시하는 외교부 장관의 훈령이 곧 나갈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한미일 3국 국민들의 해외 경제 사회 활동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국무위원들께서는 한미일 정부 각 부처들 사이의 소통과 협력을 긴밀하게 추진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아울러 각 부처는 한미일 협력 체계의 성과를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협력 체계는 글로벌 복합위기와 도전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3국 공동의 리더십과 책임의식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위험은 확실하게 줄어들고 기회는 확실하게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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