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케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영화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케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얻은 영화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케이)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주연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는 “작품이 더 뻗어나갈 수 있는 첫걸음”이라며 한국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 남자’는 죽은 남편의 이름, 과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정체가 묘연해진 한 남자 ‘X’의 거짓된 인생을 따라가는 추적 미스터리 영화로, 제70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거장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일본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발적 실종자 ‘죠하츠’를 소재로 사랑과 정체성에 관해 가장 독창적이고도 서늘한 질문을 던지며, 웰메이드 서스펜스의 탄생을 예고한다. 

지난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국내 관객과 만난 ‘한 남자’는 몰입도 있는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연출력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제46회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총 8개 부문을 휩쓸었고,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입증했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워터 보이즈’ ‘분노’ 등 장르를 불문한 폭넓은 연기력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츠마부키 사토시는 ‘X’의 정체를 쫓는 주인공 변호사 키도로 분해 호연을 펼치며 일본아카데미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영화 ‘어느 가족’ ‘괴물’ 안도 사쿠라가 ‘X’를 사랑한 여자 리에 역을, 드라마 ‘데스노트’ ‘언내추럴’ 쿠보타 마사타카가 ‘X’ 역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열연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 남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츠마부키 사토시(오른쪽). / 이영실 기자
‘한 남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츠마부키 사토시(오른쪽). / 이영실 기자

이러한 가운데 주연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직접 관객을 만나기 위해 25일 내한했다. 이날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마음이 들뜬다”며 “이번에도 기대감을 갖고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은 츠마부키 사토시는 “눈 높은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한다는 것에 있어 상당히 긴장이 됐다”며 “그런데 영화제 폐막작에 선정되고 큰 박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이 됐다. 폐막작 선정도 영광스러운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박수를 보내주셔서 감사했다”고 한국에서 영화를 처음 소개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작품이 더 뻗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느꼈다”며 “이번에 한국에서 개봉하게 돼서, 작품이 일본 이외의 국가로 더 넓혀가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든다”고 정식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사람이라면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분인주의라는 개념을 구현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생각은 버리고 조금 더 자유로운 발상으로 그때마다 달라지는 키도의 얼굴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키도는 재일교포 3세로, 일본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재일교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온몸으로 느끼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다. 재일교포 설정에 대해 그는 “그 설정 때문에 망설임은 없었고, 그렇게 집착하지 않았다”며 “재일교포라는 정체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다양한 자신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하는 게 영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기쁨보다 놀라움이 더 컸다”며 “배우라는 일을 사랑해서 연기를 해왔는데 인정받고 싶은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상을 받고 기분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시카와 케이 감독님과 ‘우행록’ 이후 오랜만에 협업했는데, 계속해서 지켜봐 온 입장으로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았을 때 더 눈물이 났다”며 “자신감을 갖고 작품을 만들었지만,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될까 불안감도 있었는데 상으로 평가를 받으니 심적으로도 큰 의미가 됐다”고 말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인간이라면 완벽한 나, 이상적인 나를 갈구하기 마련인데 못난 나도 존재한다”며 “그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관객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가 없는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정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언젠가는 한국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 남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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