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기업 세븐브로이가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하는 등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세븐브로이
수제맥주기업 세븐브로이가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하는 등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세븐브로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던 수제맥주기업 세븐브로이가 걷잡을 수 없는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큰 성공을 거뒀던 ‘곰표 맥주’를 잃는 타격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반등을 향한 기대마저 요원한 모습이다.

지난달 말 공시된 세븐브로이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89억원의 매출액과 15억원의 영업손실, 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만 19억원의 영업손실과 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분기 및 반기 실적 모두 적자전환한 것이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상반기 189억원에 비해 52.5%나 감소했다.

최근 3년여간 회사 실적은 가히 롤러코스터를 탄 것 마냥 변동폭이 컸다. 세븐브로이는 2020년 72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 규모가 이듬해인 2021년 402억원으로 폭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3억8,000여만원이었던 것이 2021년 118억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당기순손익은 30억원의 손실에서 96억원의 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매출액은 326억원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억원, 4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어 올해는 매출액이 더욱 급격하게 추락하고 영업실적마저 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전환으로 돌아섰다.

세븐브로이의 이러한 실적 흐름은 수제맥주 시장 전반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혼술’과 ‘홈술’ 붐이 일면서 큰 성장을 이뤘으나 이후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흔들리고 있다.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의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까지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 수익성이 더욱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세븐브로이는 ‘효자 제품’이었던 ‘곰표 밀맥주’와의 계약이 지난 3월말을 기해 종료됐으며, 이와 관련해 분쟁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세븐브로이가 대한제분과 협업해 2020년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레트로 열풍과 맞물려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곰표’ 상품권을 보유한 대한제분은 지난 3월말 세븐브로이와 계약기간이 종료되자 세븐브로이의 경쟁사인 제주맥주와 손을 잡았다. 이에 세븐브로이는 ‘대표 밀맥주’를 리뉴얼 출시했으나 제품에 곰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호랑이 이미지로 변경했다. 이후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과 제주맥주가 출시한 ‘곰표 밀맥주’ 시즌2에 대해 레시피 도용 등을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및 공정위 제소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 중 가처분 신청은 현재 취하된 상태다.

2011년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맥주 제조일반면허를 취득하고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이끌어온 세븐브로이가 호황 뒤에 찾아온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세븐브로이 ‘2023사업연도 반기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29000804
2023. 8. 2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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