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작년말 이후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PF 공공보증 공급목표 대비 실적이 2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건설사 중심으로 금융 조달 애로 및 PF 부실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전달받은 ‘부동산 PF 보증 취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부터 올해 8월 기준 정부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공급목표 총 15조원 대비 실적은 26.5%(3조9,8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증상품별로 살펴보면 미분양대출 보증(준공 전)은 당초 목표 5조원에 비해 실적은 0원(0%)으로 조사됐다. PF보증은 목표 10조원과 비교해 실제 실적은 3조9,800억원(39.8%)으로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PF 보증 내 ‘대환PF 보증’의 경우 공급목표 1조5,000억원에 근접한 실적 1조914억원(72.8%)을 기록하면서 타 상품 대비 실적이 높았다.

이에 대해 HUG는 김병욱 의원실에 “대환PF 보증은 회사채‧단기금융시장 안정화에 따라 추가 수요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분양대출 보증은 최근 분양률 상승 기대감 등으로 관망 중인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어 “준공 후 미분양은 모기지 보증을 통해 작년 10월 대책 발표 이후 8,872억원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대환PF 보증은 지난해 말 회사채‧단기금융시장 경색 해소를 위해 단기 PF-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를 장기 대출로 전환 지원하는 상품이다. 미분양대출 보증은 준공 전 미분양 발생 사업장의 사업비 보증을 지원하는 것이다. 

HUG의 보증심사 요건과 심사기간 축소 등을 통해 부동산 PF보증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UG가 김병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8월 현재 HUG 지원 PF보증 사업장 총 38곳 중 부진 사업장은 3곳이다. 부진 사업장 3곳의 보증잔액은 총 1,930억원이며 분양 예정 세대수는 모두 1,360가구다. 

또한 HUG가 지원 중인 PF보증 사업장 38곳에는 총 25개 시공사가 참여 중인데 이중 부진 사업장 3곳에 참여 중인 시공사 3곳도 시공‧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욱 의원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가 지속 중인 상황에서 특히 건설사 중심으로 금융 조달 어려움 및 PF 부실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PF 공공보증 목표만 장밋빛으로 잡아놓고 실적 관리는 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주택가격 조정 등의 영향으로 민간영역에서 주택공급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단기적 위기의 골짜기를 잘 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부동산 PF 보증 공급을 내실화하고 공급 실적도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정부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통해 PF대출 보증규모를 당초 15조원(HUG 10조원, 주택금융공사 5조원)에서 25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시공사 도급순위‧신용등급, 자기자본 선투입 요건 등 심사기준을 완화해 PF보증대상 사업장을 늘리고 PF대출 보증의 대출한도를 전체사업비의 70% 수준까지 확대해 사업자의 추가 자금 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주 중 부동산PF 대출 관리 강화 관련 점검회의를 열고 PF 관련 애로사항 발굴 및 자금 집행 현황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 레고랜드 사업 추진을 위해 강원도가 설립한 중도개발공사가 회생신청 계획을 발표한 이후 초래된 부동산 PF 시장 자금경색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와 함께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고물가, 건자재가격 급등 등이 몰아닥친 상황에서 부동산 PF 대출금리까지 7~8%대를 기록하면서 PF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급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