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의 ‘혁신’을 책임질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최우선 가치로 ‘통합’을 강조했다. 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통합의 가치가 회복돼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통합 의지가 이른바 ‘비윤계’에도 유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당 안팎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중심의 ‘신당 창당설’이 파다한 만큼, 분열의 불씨를 차단할 수 있을지가 혁신위의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인 위원장은 24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초를 잘 만드는 일”이라며 “기초를 다지는 데 참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 위원장의 혁신 방향은 ‘통합’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전날(23일) 기자들과 만나 “한 단어로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지 말자는 게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정파적 이해 관계를 떠나서 모두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통합을 강조한 인 위원장의 발언에 정치권에서는 비윤계와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인 위원장은 이날 ‘비윤계와도 통합을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다 내려놓고 통합해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윤계와의 통합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묵은 과제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수도권 위기론’의 실체를 확인한 만큼, 비윤계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줘야 외면당한 중도층의 민심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당 안팎에서 새어 나오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은 이러한 ‘포용론’에 힘을 싣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 모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거취를 고민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신당의 출현은 국민의힘으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유승민·이준석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17.7%로 나타났다. 신당의 영향력을 무실할 수만은 없는 셈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비윤계 포용 두고 갈라진 국민의힘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이들을 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총선 앞에서 어떻게든 공통 분모를 찾아서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살려야 되는 방향으로 가야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내년에 우리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 않나”라며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까지도 크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문제는 당내에선 여전히 이들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비판이 당의 상당한 혼란을 가져왔던 만큼 이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자기 자신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셔야 한다”며 “그동안 이 두 분이 (당이) 망하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지적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공개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당과 윤석열 정부가 망하기를 기대하면서 공격하는 사람들과는 같이 갈 수 없다”고 아예 선을 그었다.

당 내에선 비윤계 신당의 ‘파급력’을 낮게 전망하기도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막연한 우려만큼 실질적 영향력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의 가치는 올드하다고 느껴지는 국민의힘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 전 대표만 있는 신당을 만들면 컬드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실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신당을 창당해서 제3지대를 모색했지만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신당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패배한다면 모든 비난은 신당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정치생명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비판이 상당한 상황에서 이들의 반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탈당해서는 안 된다’는 김무성 전 대표의 조언에 대해 “이준석의 거취 따위보다는 대통령께서 지난 17개월간 실책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국민들에게 언급하고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홍범도 빨갱이’ 피켓을 든 국민의힘 인사의 사진을 공유하며 “이렇게 하면 누군가가 좋아할 거라 인식을 심어준 니들이 반성하지 않고 무슨 선거를 치르냐”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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