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제22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총선기획단‧인재위원회‧총선후보자검증위원회 등을 출범시키면서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내부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계속되고 탈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나와 당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설치… 이재명은 ‘내부 단속’

민주당은 10일 내년 총선을 대비한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증위는) 내년 총선 예비 후보자의 자격심사와 도덕성 등을 검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당헌 86조에 따르면, 검증위는 15명까지 구성할 수 있고 외부 인사를 50%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 또한 여성도 50% 포함돼야 한다. 

검증위의 단장은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이, 부단장은 김윤덕 신임 조직사무부총장이 맡는다. 위원은 △강선우 의원 △김지은 변호사 △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 △정혜영 중앙당 윤리심판위원 △최정민 변호사 등이다. 박 대변인은 “추후 추가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와 전략공천관리위원회, 비례대표 국회의원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당 내부 단속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일부 민주당의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의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의원을 비난한 것에 대해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간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의 지역사무실을 찾아가 집회를 열었고,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에 비방 현수막을 거는 등 ‘비명계 저격’을 이어왔다.

이에 이 대표는 전날(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시라”며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메시지와 함께 강성 지지자들이 김 의원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는 기사를 게시하기도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의원들의 정상적인 지역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한 플래카드 게첩을 통해서 당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에 대해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드린다”며 “이러한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면 당의 관련 기구를 통해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 비명계, 이재명 비판 ‘계속’… 탈당 시사 발언도

이러한 가운데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총선 준비 기구’를 둘러싸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을 맡고 총선기획단에 친명계(친이재명계) 인사들이 포함되면서 불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이번 공천이 역대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일 KBS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보기에는 아마 이번 민주당 공천이 역대 민주당 공천 중에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한다. 총선 1년 전에 공천 룰을 정하고 그 이후에는 손 안 댄다는 게 민주당의 불문율 아니 명문율이었다”며 “지도부가 총선을 앞두고 자꾸 뭔가를 만지려고 한다. 공정성과 질서가 실종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와중에 비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탈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도저히 민주당은 개선해서는 쓸 수 없다’는 판단을 갖게 되는 의원들이 생긴다면, 저를 포함해서 또 다른 결단을 할 수 있는 의원들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조응천 의원도 지난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금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며 “당 조직 전체가 친명 일색으로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민물고기로 담수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소금물이 돼 숨 쉴 수 없다”며 “12월까진 노력 하겠다”고 설명했다.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의 시작은 이상민 의원이었다. 그는 지난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 스스로 거취에 대해서 고민하고 결정을 내려야 될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12월 말 전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러한 탈당 움직임에 대해 고민정 최고위원은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10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일단 저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총선 전에 반드시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저는 100% 장담한다. 왜냐하면 지난 대선 때도 대선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큰 그림을 그려냈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반드시 그 카드를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그 신당에 합류했었던 민주당 의원이 됐든 누가 됐든 국민의힘에 갈 것까지 고려하고 지금 판단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가 결과론적으로 만약 신당으로 간다면 국민의힘으로 간다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고 최고위원은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셔야 된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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