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0일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해 “대한민국이 삽시간에 후진국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행정 전산망 ‘새올’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 24’가 56시간 마비됐다”며 “역대 정부에서 일찍이 없었던 초유의 사태이고 사고 이후의 원인 규명과 피해 상황, 집계도 먹통”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56시간 동안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이에 대한 솔직한 자백도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불통과 먹통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산 시스템의 붕괴 사고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행정전산망 마비는 지난 17일 오전부터 발생했다. 공무원 전용 전산망의 사용자 인증 과정에 장애가 생기며 공무원 접속이 중단됐고, 같은 날 오후에는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도 장애가 생겼다. 이와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관계 부처 영상회의를 열고 “많은 국민들께서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행정전산망은 19일 오후가 돼서야 정상화됐다. 

이에 박찬대 최고위원도 “대한민국이 삽시간에 후진국이 돼버렸다”며 “정부의 대응은 심각할 정도로 아마추어 같았다. 사기업이 운영하는 포털이 마비가 돼도 먹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언제 복구가 될 예정인지 즉각 공표가 되는 마당에 국가가 운영하는 전산망이 먹통이 됐는데 그 원인이 뭔지 언제 복구가 되는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해프닝 취급하면 넘겨버린다면, 대한민국이 진짜 후진국으로 추락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지난해 카카오 먹통 대란 당시 ‘전쟁 같은 비상상황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카카오 먹통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엄중한 사태”라고 꼬집었다.

박 최고위원은 “한 총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혹은 일선 공무원에게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며 “혹여라도 책임을 떠넘기며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감이 손톱만큼도 없다는 사실만 보여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는 명성에 큰 오점을 남겼다”며 “윤 대통령은 행정망 마비 사태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주무장관인 이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를 통해 철저한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재발방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행정전산망 마비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국가 행정전산망 장애로 인해 고충을 겪으신 국민 여러분께 집권 여당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 행정전산망 장애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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