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혼란에 빠졌다. 당 지도부가 나서서 해당 발언을 사과하고 최 전 의원에 대한 징계에 나섰지만, 당내 일각에서 오히려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당 지도부는 이러한 발언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확인은 아직 안 했다”면서도 “일부 유튜브 방송에 대해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경우에 대해 어떤 형태로 책임을 물을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 부원장은 지난 2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조중동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은 매번 스스로를 검열하게 만든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의 책임을 물어 최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6개월 처분을 내린 당을 비판한 것이다. 이 발언이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것이라고 주장한 남 부원장은 “대선후보 때 김 여사 본인이 ‘내조만 하겠다’고 했는데 다 거짓말이지 않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비단 최 전 의원의 발언뿐만 아니라 이를 두둔하는 것 자체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단톡방에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문제 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의원들도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당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23일) 의원총회에서 “몸가짐, 마음가짐, 행동과 말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 같다”며 “말이라고 하는 것, 행동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상대가 듣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어서 내가 억울하다고 생각한들 그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좀 더 낮은 자세로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최 전 의원의 징계와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인턴 증명서 허위 발급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황이다. 내년 총선 출마 자체가 불가한 상황에서 이러한 징계가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6개월 징계는 출당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라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징계이고 징계가 갖는 상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홍 원내대표는 최 전 의원을 감싼 민형배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본인이 해명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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