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의 무리한 탄핵 소추에 대해 김 의장이 길을 열어줬다고 지적하면서다.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탄핵 대상은 김 의장”이라고 쏘아붙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이란 막중한 자리에 있다면 헌정질서가 어지럽혀지는 상황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함에도 편파적 의사진행으로 (민주당의) 탄핵안 의결을 도왔다”며 “국회에서 일어나는 의회정치 유린 현장을 국민들께서는 꼼꼼히 기억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의장께서 시간을 갖고 여야 간 합의를 유도하고 합의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며 “종전에 이러한 관례가 있다면 저희들이 의장의 입장을 수용할 수 있겠지만, 없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여야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찰 탄핵안 처리 등과 관련한 본회의 소집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민주당은 11월 30일·12월 1일 본회의 모두 이미 여야가 합의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이것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것으로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불가하다고 맞섰다. 

하지만 김 의장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안건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은 첫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하게 돼 있다.

전날 의장실 앞을 점거하고 연좌 농성까지 벌인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도 분노스럽지만, 국회의장의 중립을 지키지 않는 국회 운영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의장은 번번이 민주당 편을 들며 국회의장으로서의 의무는 내팽개쳤다”며 “민주당 점퍼를 벗지 못한 김 의장의 편향성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준성·이정섭 탄핵소추안마저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김 의장 스스로 민주당의 하수인임을 만천하에 알리는 부끄러운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발맞추는 김진표 의장은 사퇴하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 예정된 본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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