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예산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 감액안 처리를 시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예산마저 탄핵하겠다는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릴레이 극한 정쟁을 유도하고 계획하는 사이 내년도 민생이 달려있는 예산안은 표류하고 있다”며 “말로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다수 의석으로 정부와 여당을 겁박하고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의 비판은 앞서 민주당이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강조하며 단독으로 감액안 처리 가능성을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악의 경우 수정안이 두 개 정도 준비가 됐다. 하나는 감액과 증액이 다 포함된 수정안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정부안 중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예산이 삭감된 예산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정치적 협상과 합의도 중요하지만 국회법과 절차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기본 원칙”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법정시한을 넘긴 것도 국민께는 죄송하고 정기국회는 절대로 넘길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그간 지역화폐 예산 등을 복원하는 반면 대통령실·법무부·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업무추진비 삭감 등을 예산 심사 기조로 삼아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가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원내대표는 “정부 예산안이란 집권에 성공한 정부가 국민께 약속한 국정 철학과 국정 방향을 실현시키기 위한 재정 개혁”이라며 “예산안에 대한 부분적 수정은 가능하지만, 민주당처럼 정부 예산안에 대한 대규모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부정하는 것이고 예산마저 탄핵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할 일이 있고 하지 않을 일이 있다”며 “민주당이 이렇게 분수에 넘치는 일을 매일같이 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것만큼 우리 당도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여야가 정부안의 편성 방향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루속히 적절한 타협을 이뤄 빠른 시간 안에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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