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이관섭(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칠승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 이 대표, 이 정책실장,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 / 뉴시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이관섭(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칠승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 이 대표, 이 정책실장,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여야 간의 정책 노선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자유시장경제 기조에 맞게 운영해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의견이 다를 수가 있어 조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또한 이 대표는 내년도 예산과 관련해 R&D(연구개발) 및 지역화폐 예산에 신경 써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를 찾은 대통령실 이 정책실장과 한오섭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에 국회에서 힘들여 입법한 법안들이 많이 있는데 거부권 행사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회도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 기관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국회의 입장을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이어 최근에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자 이 대표가 뼈 있는 말을 남긴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쌍특검 법안(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표는 “물론 입장들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치라고 하는 것이 일방의 의사만 일방적으로 관철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저희도 그런 점들을 고려하겠지만 정부 측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대표는 예산안과 관련해 R&D 및 서민‧취약계층 지원 예산에 신경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예산안에 대해서 정부 측에서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야당 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측면들이 있다”며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R&D 예산이 대규모 삭감된 점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많이 우려하고 계시다. 야당의 입장도 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민 지원 예산이나 취약계층 지원 예산들이 삭감되거나 증액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들이 많은 것 같다”며 “골목상권이나 자영업자 지원에 필요한 지역화폐 예산 등에 조금 더 각별한 고려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이 정책실장은 “R&D 지출을 더 줄이거나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다만 저희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R&D 예산이 너무 방만하게 쓰인다거나 R&D 예산이 다른 목적으로 쓰이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원천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서민 지원 예산에 대해선 “당연히 확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희들이 구조조정한 예산들은 그동안의 사용 실적들을 보면 그렇게 많지 않거나 제대로 쓰이지 않는 부분들을 정리해서 필요한 부분에는 예산을 많이 늘렸다”며 “그런 부분들은 예산 협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잘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선 “여야 간의 어떤 정책 노선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저희들은 가급적이면 자유시장경제 기조에 맞게 경제를 운영해 갔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다를 수가 있다”며 “조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 ‘대통령도 격무지만 제1야당 대표도 엄청난 격무다. 건강 잘 챙기시라’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접견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인사가 단행된 후, 이 정책실장과 한 정무수석이 제1야당 대표와 인사하는 자리였다. 이번 접견에는 민주당 측에서 이 대표와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자리했고, 대통령실 측은 이 정책실장과 한 정무수석, 차순호 정무1비서관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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