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역 히이라기 히나타(왼쪽)와 쿠로카와 소야. / 뉴시스
한국을 찾은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역 히이라기 히나타(왼쪽)와 쿠로카와 소야. / 뉴시스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작지만 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역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가 관객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내한했다. 지난 10월 부산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은 두 배우는 스크린 속 미나토와 요리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마음을 매료했다.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 분)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 분)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세계적인 명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일본 최고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의 첫 협업작이자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수상 음악가 고(故)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으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지난달 29일 역대 일본 실사 영화 최고 흥행작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오프닝 스코어를 제치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 개봉 11일째 ‘어느 가족’(누적 17만5,183명)을 제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일본 영화 중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 20일까지 총 31만1,578명의 선택을 받으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작지만 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괴물’. / NEW
작지만 강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괴물’. / NEW

‘괴물’은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낸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내면을 파고드는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연출력, 묵직한 화두까지 던지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미나토 역을 맡은 쿠로카와 소야와 요리로 분한 히이라기 히나타의 안정적인 연기와 순수한 매력이 빛을 발하며 관객의 마음을 매료했다. 

이러한 가운데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가 흥행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을 방문, 관객과 직접 소통했다. 이어 2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괴물’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흥행 소감부터 작업 과정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는 “안녕하세요, 한국에 와서 많이 많이 많이 신나요,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준비해 온 한국어로 인사를 전해 취재진의 미소를 유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은 두 배우는 “너무 추워서 얼어붙을 것 같았는데 한국 관객의 응원과 따뜻한 목소리를 듣고 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에서의 흥행에 대해 쿠로카와 소야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실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일본이나 한국이나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게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히이라기 히나타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영화를 응원해 준 관객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쿠로카와 소야는 미나토에 대해 “굉장히 생각이 많고 신경 쓰는 것이 많은 인물이면서도 매우 친절하고 상냥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할 때 느낀 것을 그대로 연기했다”며 “그 당시 바람이나 온도 등을 느끼며 연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요리는 왠지 붕 뜬 듯한 느낌이 있었다”며 “사람들 앞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왠지 즐거워 보이는 느낌으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 표현에 대해서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환경과 흐름을 만들어줬다. 그 덕에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눈부신 호흡을 보여준 히이라기 히나타(왼쪽)와 쿠로카와 소야. / NEW
눈부신 호흡을 보여준 히이라기 히나타(왼쪽)와 쿠로카와 소야. / NEW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현장에 대해서는 두 배우 모두 입을 모아 “소통하기 편했다”고 떠올렸다. 쿠로카와 소야는 “모든 분들이 나를 아이가 아닌 동등한 사람으로 대해줬다”며 “그래서 여러 상의를 할 수 있었고 다양한 이야기를 해줘서 자극이 됐다”고 전했고 히이라기 히나타 역시 “현장에 있는 모든 어른들이 굉장히 다정하게 대해줬고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보탰다.  

서로에 대한 첫인상도 떠올렸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쿠로카와 소야에 대해 “굉장히 잘생겼다고 생각했다”고 했고, 쿠로카와 소야는 히이라기 히나타에 대해 “요리가 그대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지금도 요리라고 부를 때가 있다. 그만큼 그냥 요리였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여러 번 다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많이 다퉜는데 왜 다퉜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러나 역할 자체가 사이좋게 지내는 설정이기 때문에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다 잊고 표가 나지 않게 연기했다. 그래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우리가 싸운 상태였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며 웃었다.

그러자 쿠로카와 소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싱긋싱긋 웃어주신 게 아닌가 생각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툰 이유는 정말 사소한 게 많았다”며 “그런데 히이라기 히나타가 아주 가끔 내가 고민이 있을 때 먼저 말을 걸어줬다. 앞으로도 친한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쿠로카와 소야는 “‘괴물’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영화관에 가서 많이 봤으면 좋겠고 이미 본 관객이라면 여러 번 보면 새로운 발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훌륭하고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봐주길 바란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괴물’을 응원해 줘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 주면 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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