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오후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 DOA를 방문, 중성화 수술을 앞둔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오후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 DOA를 방문, 중성화 수술을 앞둔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다. (공동취재)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통령실에 ‘제2부속실’이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의견’을 전제로 달았지만, 대통령실이 이에 대한 본격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행보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일 뿐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그간 꾸준한 요구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대통령실이 왜 현시점에 이를 추진하는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구심이 새어 나온다.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거부한 상황에서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설치는 기정사실화 된 모습이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 대다수가 설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저희들이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2부속실은 과거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배우자를 전담하던 부서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폐지를 공약한 뒤 사라졌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의 가족일 뿐 이에 대한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후에도 이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당초 ‘조용한 내조’를 강조해 왔던 것과는 달리 김 여사의 행보가 연일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지난 2022년 봉하마을 방문 과정에서 동행인을 둘러싼 논란은 여당 내에서도 제2부속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일으켰다.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순방 중 명품매장 방문 논란 등이 연달아 터진 것도 우려의 요인이 됐다.

대통령실은 그간 제2부속실 부활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공약을 사실상 파기하는 모양새라는 점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말을 좀 바꾸게 되는 측면이 있지 않나”라며 “국민들께서 요청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거니와 민주당도 시종일관 요구했던 것이니 당도 대통령실도 적극적인 수렴의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 ‘특검 거부권’ 시선 돌리기?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싸늘한 시선이 고개를 든다. 그간 2부속실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을 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대통령실이 이제서야 움직이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야당은 이를 윤 대통령의 쌍특검 거부권 행사와 연결 짓고 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거부한 데 따른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이후 대통령 지지율은 흔들리고 있다. 에너지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35.7%로 나타났다. 특히 ‘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의 이탈이 뚜렷하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20대의 긍정평가는 직전조사 대비 5.4%p 하락한 24.5%였고 30대의 경우 5.2%p 하락한 28.4%로 집계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사 리스크가 하루가 멀다하고 불거지는데도 2년 가까이 나 몰라라 하더니 김건희 특검법이 압도적으로 통과되자 이제야 국민 저항을 2부속실 설치로 덮어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 직격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꼼수요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여권은 표면적으론 이를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와 연결 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김 여사를 둘러싼 리스크 해소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총선을 앞두고 부정적 요인이 남아있는 것 자체가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제어할 것인지, 국민들의 의혹들과 발생한 반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와 관련해)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이것은 당연하다”며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어떤 시각들 이것을 잠재울 수 있는 보다 뚜렷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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