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을 재차 직격했다. 이 의원이 김 전 의원의 공개 반발에 “하실 말 못 하실 말은 가려서 하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나는 원내대표 시절 드루킹 일당들과 댓글 조작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도둑질한 정권의 비열함을 밝혀내자고 원내부대표단이었던 당시 이 의원에게 가르쳤지, 그런 아픔들의 헌신과 희생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야비함을 가르치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아무 말 잔치라고 나불대는 자격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 주변 권력에서 가장 호가호위하는 당사자가 할 이야기는 아닌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장 찰 줄만 알았지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했던 동지들을 챙기는 완장질을 보지 못했다”고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7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의 이 참담한 결과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박성민·이철규 의원의 실명도 거론했다. 

앞서 공관위는 뇌물 관련 범죄로 집행유예 이상 형을 받으면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을 배제키로 했는데, 김 전 의원은 이것이 자신을 표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딸의 KT 부정 채용 의혹에 따른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2022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후 윤 대통령의 신년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이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총선기획단이 만든 공천 기준이 있다. 그 기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서운하시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왜 남을 원망하는가”라며 “하실 말과 못 하실 말을 가려서 하셔야 한다. 신인도 아니고 책임 있는 중진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막 하면 되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공관위에서 이 의원의 역할은 정치를 말하는 것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치를 실종시키고 자신이 앞장서 표적 공천 룰을 만들고 있었으니 이 역시 통탄할 일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찍이 시작한 지하철 출근 인사를 비롯한 지역 구석구석 도보 행군의 처절함도 야비함 앞에는 백약이 무효”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충분히 검토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끝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말로 대신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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