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민의힘이 요청한 부산 북강서갑 출마를 수락했다. 서 의원의 결단에 국민의힘의 중진 희생론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 뉴시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민의힘이 요청한 부산 북강서갑 출마를 수락했다. 서 의원의 결단에 국민의힘의 중진 희생론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의 지역구 변경 요청을 전격 수용하면서 국민의힘 내에 중진 희생론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당은 경쟁력 있는 중진 의원들이 험지에 나서 줌으로써 총선 국면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중진 희생론이 국민의힘 전반으로 확산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 험지 출마 수용한 서병수… 당 ‘중진 희생론’ 물꼬?

서 의원은 7일 당의 지역구 변경 요청을 수용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와 당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며 “4년 전과 마찬가지로 힘겨운 도전이 되겠지만, 당이 결정하면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겠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서 의원에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갑 출마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중진 의원들이 어려운 지역에 나서 줘야 한다는 이유였다. 서 의원이 출마하는 부산 북·강서갑은 전 의원이 20·21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한 지역구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험지’인 셈이다.

당의 이러한 요청은 비단 서 의원뿐만이 아니다. 경남 산청군ㆍ함양군ㆍ거창군ㆍ합천군을 지역구로 둔 김태호 의원에게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양산을 출마를 권유했다. 이날은 경남 밀양시ㆍ의령군ㆍ함안군ㆍ창녕군에서 3선을 한 조해진 의원에게 경남 김해시갑 또는 김해시을 출마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의 요청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은 어려운 승부처에서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나서 준다면 인근 선거 판세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진들이 비워 준 자리에 정치 신인들을 배치해 안정적으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데다가, 중진 의원들의 ‘희생’이 당의 혁신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희생 요구에 따른 이동 이런 것이 있다면 훨씬 더 국민들께 감동을 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은 이러한 희생이 확산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6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많은 사람이 헌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이날 당의 제안을 수용한 서 의원도 적극 힘을 실었다. 서 의원은 입장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이 마음을 비우고 수용하고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천 결과 중진 의원들이 길을 터준 곳에 ‘내려꽂기 공천’ 등이 되풀이될 경우 희생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공천 혁신이라는 것은 어떤 사람을 솎아내느냐도 중요하지만, 솎아낸 자리에 누구를 또 앉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의 희생 요구가 ‘용산 참모 출신’ 등 친윤 인사들에게로 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이 중진 의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과는 달리 용산 참모 출신들이 이른바 ‘양지’를 찾아가는 모양새가 여권 내부의 불만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앞서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용산 참모 출신들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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