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지난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전략적 변화가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 쏘카
쏘카가 지난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전략적 변화가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카셰어링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며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쏘카가 지난해 실적 측면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상장 첫해 사상 첫 흑자전환을 이룬 것이 무색하게 1년 만에 적자전환하고, 매출 성장세도 둔화된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실적의 핵심 배경인 ‘쏘카 2.0’ 전략이 본격화할 올해는 성장 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쏘카 2.0’ 전략 가동 영향에 실적 주춤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는 이후 국내 카셰어링 시장의 가파른 성장 및 발전을 선도하며 2만2,000여대의 차량을 운영 중인 업계 1위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쏘카는 카셰어링을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슈퍼앱 전략을 앞세워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엔 국내 유니콘 기업 최초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 측면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20일 공시 및 발표된 쏘카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3,984억원 △영업손실 96억원 △당기순손실 415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치며 4,000억원대를 넘어서지 못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2배 이상 불어났다.

쏘카는 2016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을 넘지 못했던 연간 매출액 규모가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2022년 3,975억원까지 증가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7.6% 증가한 수치였다. 이와 함께 쏘카는 2022년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첫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성장 및 개선세가 뚜렷했던 쏘카의 실적이 지난해에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매출 성장세는 정체됐고, 전년도의 사상 첫 흑자전환이 무색하게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쏘카가 지난해 숙박 서비스인 ‘쏘카스테이’를 론칭하는 등 ‘슈퍼앱’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 같은 실적엔 더욱 큰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의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쏘카가 지난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쏘카 2.0’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쏘카 2.0’ 전략은 차량과 고객의 LTV(Lifetime Value, 생애주기이익)를 크게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차량 측면에선 수요에 따라 단기 카셰어링과 중장기 쏘카플랜 차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엔 비수기에 매각했던 차량을 쏘카플랜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차량 내용연수도 평균 36개월에서 48개월로 늘렸다. 이를 통해 차량 1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총 매출액과 이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쏘카는 이러한 전략에 따라 지난해 중고차 매각을 유예했다. 중고차 부문은 쏘카 실적 전반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해왔으며, 2022년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20% 가량이 여기서 발생했다. 그런데 전략적 차원에서 중고차 매각을 유예하면서, 2022년 765억원이었던 중고차 부문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절반인 374억원으로 감소했다. 카셰어링 부문이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플랫폼 부문도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중고차 부문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른 한편으론 비용 지출도 늘었다. 차량 운영대수가 늘어남에 따른 비용 증가 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도 전보다 많이 지출했다. 2022년엔 58억원이었던 마케팅비가 지난해에는 206억원으로 급증했다.

즉, 쏘카의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실적은 전략적 측면에서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쏘카 2.0’ 전략이 자리를 잡고, 효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실적 또한 다시 성장 궤도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쏘카 측은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쏘카 2.0’ 전략이 그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봤을 때 카셰어링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었고, 쏘카플랜 운영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3.7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쏘카 측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32.7%였던 단기 카셰어링 차량 가동률도 지난해 4분기 34.3%로 1.6%p 상승했고, 차량 1대당 매출액은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쏘카는 올해도 적극적인 사업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우선, 오는 2분기 네이버를 시작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여행플랫폼(OTA)에서 쏘카 앱 접속 없이 바로 단기 카셰어링을 예약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공항 이동에 카셰어링과 기사포함 차량 등을 제공하는 ‘쏘카에어’와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카셰어링 예약 서비스도 상반기 중 선보인다. 또한 올해 쏘카플랜 운영대수를 최대 1만대까지 확대하고, 단기 카셰어링 성수기에는 이 중 절반 이상의 차량을 탄력적으로 전환해 운영효율과 수익성을 최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쏘카는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하며 고성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 11월 ‘쏘카 2.0’ 전략 발표 당시 제시했던 목표인 ‘2025년까지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향해 잰걸음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쏘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20800422
2024. 02. 2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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