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출국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 뉴시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출국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던 중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관련해 야당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총선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사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왜 굳이 지금 시점에, 그리고 호주대사를 그분으로 해야 할 급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총선을 앞두고 뻔히 야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어 “야당이 정략적으로 이용할 것을 빌미로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피해야 할 성격인데 그걸 왜 그렇게 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오히려 정무적 고려는 전혀 없이 무턱대고 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이 대사는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해제한 뒤 이틀 만이다. 즉각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정부가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맹폭했다. 수사가 대통령실까지 뻗치지 않게 하기 위해 미리 손을 쓴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사건 발생 이후 계속 야당이 문제 제기를 해왔고 지금까지도 제기되고 있고 앞으로도 야당은 (이 사안을) 계속 활용할 것이 뻔하게 예상되는 데 총선 앞에 하면 더 의심받지 않겠나”라며 “야당의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물을 큰 정치 행사인 총선을 한 달 앞두고 하는 것이 적절치는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 강서을 후보로 나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해외 도피다, 우리 정부가 도피시켰다 하는 것은 너무 침소봉대한 것”이라면서도 “정무적인 차원에서는 상당히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선거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생태지 않나”라며 “외교 관계가 촉박하게 가고 이러한 사정은 있겠지만 깔끔하게 여기서 정리를 하고 부임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철회를 건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개인적인 입장을 물으시면 저는 호주대사를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고 당으로서는 그런 것(임명 철회 건의)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생각된다”며 “일이 생겼다고 한다면 사후라도 빨리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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