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 나섰다”며 날을 세웠다. 여당 대표가 정부도 쓰지 않는 용어를 활용해 일본에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1년간 안전 문제가 없었다면서 ‘괴담 정치 종식’을 주장했다”며 “원전 처리수라는 일본식 용어까지 쓰면서 편들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10월 이후 방사능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추궁하기는커녕 아예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 나서다니 명색이 한국 여당 대표로서 창피하지도 않은가”라며 “친일 매국 대변으로 대통령의 신임을 회복하기로 작정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유입되는 데에는 4~5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1년이 지났는데 아무 일 없지 않냐’고 들이대는 것은 무지와 경망의 비논리”라며 “아무리 국민 마음보다 일본 마음이 중요한 정부라지만 차별화를 꿈꾸는 여당 대표다운 언행을 기대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가 방류된 지 1년 정도 지났다”며 “그즈음과 그 이후에 민주당이 했던 발언들을 한번 곱씹어봐 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괴담 정치를 반드시 종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대표가)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는 일본의 왜곡된 입장만 담긴 단어까지 사용했다”며 “여당의 대표가 정부도 쓰지 않는 용어를 활용해 일본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변인은 “한 대표마저 일본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려는 것인가”라며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만 믿고 국민의 우려를 괴담 정치로 매도하다니 한심하다. 일본이 하는 말이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차라리 대통령실과 당사를 용산과 여의도에서 일본으로 옮기라”고 직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