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동 의원,“멸종위기 종 개체 수 보존 위해 조류충돌 조사규모 확대 필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한 멸종위기 조류가 509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한 멸종위기 조류가 509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멸종위기종의 보호는 생물 다양성 확보, 생태계 보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높은 경제적 효과도 뒷받침된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흰머리 독수리, 해달, 바다거북, 해달, 상어 등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면 100만가구당 약 7,600만달러(약 1,053억원)의 경제적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런데 국내서 멸종위기종 조류 500여마리가 최근 5년간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폐사했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음벽에 충돌해 폐사한 멸종위기 조류가 509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는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것이다.

이 중 가장 많이 폐사한 조류는 새매로 405마리가 폐사했다. 새매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에 속하는 새다.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이동 시기에 경유지로 판단되는 서해 도서 지역과 부산시 등에서 관찰된다. 새매 다음으로는 참매(53마리), 새호리기(22마리) 등 많은 멸종위기 조류가 폐사했다.

새들은 시력이 인간보다 훨씬 우수하다. 특히 새매와 같은 포식자는 9배 이상 뛰어나다. 하지만 하늘에서 고속으로 비행할 경우 햇빛 반사 등 문제로 투명 방음벽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뉴욕 포드햄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매년 유리창, 방음벽 등 투명벽에 부딪혀 죽는 새는 10억마리가 넘는다.

국내의 경우 이 같은 피해를 막고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있다. 해당 법안에는 인공구조물로 인한 야생생물 충돌 및 추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실제로 2022년 태백시에서는 투명방음벽에 조류충돌방지용 필름을 부착한 결과, 조류 피해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이 해당 법률에 따라 조사한 방음벽의 수는 2023년 23개소, 2024년 20개소에 불과했다. 조사한 건물의 수는 2023년 10개 동, 2024년 9개 동에 그쳤다. 또한 국립생태원에서 조사해야 하는 건축물이 총 23만동인데 반해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생태원의 직원은 현재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동 의원은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보전하는 전담 기관으로서, 멸종위기종의 개체 수 보존을 위해 조류충돌 조사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직과 예산을 확보하여 생물다양성 보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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