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소형 전기차, ‘가격·실내공간·주행거리’ 3중고
지프 어벤저·볼보 EX30 韓 출시가, 5,000만원 안팎
가성비 수입 전기차, 테슬라 모델3 및 폭스바겐 ID.4 굳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수입 소형 전기차’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저조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소형 SUV 전기차 볼보 EX30을 국내 시장에 출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모습이지만 가격과 크기 등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아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소형 전기차을 살펴보면 △푸조 e2008 및 e208 △지프 어벤저 3종이 전부다. 이 모델들의 지난해 판매량을 살펴보면 △푸조 e2008 129대 △푸조 e208 78대 △지프 어벤저 32대로 집계됐다. 3대의 판매대수를 합쳐도 239대에 불과하다.
특히 푸조는 지난해 7월 전기차 e208과 e2008의 국내 판매가격을 각각 1,310만원, 1,400만원 인하했다. 가격 인하 후 두 모델의 국내 판매가격은 3,890만∼3,990만원부터로 책정됐다. 전기차 국고보조금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브랜드 자체 할인 등을 모두 적용할 시 실 구매가격은 3,000만원대 초반 수준부터 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푸조의 소형 전기차는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푸조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비인기 브랜드라는 점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9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프 어벤저 역시 판매량이 많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인지도가 판매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소형 전기차’라는 카테고리는 태생적 한계가 명확하다. ‘수입차’라는 점에서 국내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점, ‘크기가 작은 소형차인 만큼 실내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은 점’, ‘소형차 특성상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주행가능 거리가 짧은 점’ 등이 대표적이다.
푸조 전기차 2종의 경우 가격은 수입 전기차 중에서 합리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소형’ 모델인 만큼 실내 공간은 다소 좁다. 또 국내 환경부나 한국에너지공단의 배터리 완전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테스트에서도 △푸조 e2008 303㎞ △푸조 e208 335㎞ 수준으로 인증을 받았다. 주행 스타일 또는 외부 기온 등 외적인 요인으로 주행거리가 소폭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행 가능 거리는 280㎞ 안팎 정도가 한계로 평가된다.
주행거리가 짧은 것은 지프 어벤저도 마찬가지다. 지프 어벤저는 지난해 국내 주행가능 거리 테스트에서 292㎞로 인증을 통과했다. 어벤저는 푸조 e2008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차량인 만큼 두 차량의 크기나 실내공간은 대동소이하다. 그럼에도 어벤저는 국내 출시가격이 5,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일 국내 출시를 알린 볼보 소형 SUV 전기차 EX30도 가격이 5,0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볼보 EX30은 차체 크기나 휠베이스(축간거리)가 지프 어벤저나 푸조 e2008 모델 대비 크고 넓은 것은 맞지만 실내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주행거리는 환경부 인증 기준 상온 복합 351㎞로 측정됐다.
수입 소형 SUV들은 대체로 ‘애매한 상품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프 어벤저나 볼보 EX30과 국내 판매가격이 비슷한 수입 전기차로는 △테슬라 모델3 RWD △폭스바겐 ID.4 등이 존재한다. 테슬라 모델3는 중형 세단, 폭스바겐 ID.4는 준중형 SUV다. 두 모델 모두 푸조 e2008이나 지프 어벤저, 볼보 EX30보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3와 폭스바겐 ID.4의 국내 판매가격은 5,000만원대 초중반 수준이다. 두 모델은 전기차 보조금 및 브랜드 자체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4,000만원대에 구매도 가능해 지난해 모델3는 1만대 이상 판매됐고, 폭스바겐 ID.4는 2,613대 판매를 기록했다.
테슬라 모델3와 폭스바겐 ID.4가 합리적인 가성비 전기차로 평가되는 만큼 푸조나 지프, 볼보의 소형 전기차 모델은 올해도 국내 시장에서 많은 판매를 기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 2024년 수입 소형 전기차 판매실적 | |
|---|---|
| 2025. 1. 10 | 한국수입자동차협화(KAIDA) |
| 국내 전기차 주행거리 인증 | |
|---|---|
| 2025. 1. 10 | 환경부 및 한국에너지공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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