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시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꾀했던 한국지엠이 노사갈등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고 있다. /뉴시스
신차 출시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꾀했던 한국지엠이 노사갈등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극심한 내수시장 판매부진 속에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한국지엠이 뜻밖의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하나로 힘을 모아도 모자랄 시기에 또 다시 노사갈등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20일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추석연휴 이후 마련된 교섭에서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자 다시금 파업에 나선 것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추석을 앞두고 전면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노조는 사측이 임단협에 임하는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지적하며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지엠이 전격 출시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에 대한 불매운동 캠페인 및 카허 카젬 사장의 퇴진운동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의 이러한 행보에는 사측이 수입 방식 판매에 무게를 두는 데 따른 불만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이 지난 8월 말과 이달 초 출시한 콜로라도·트래버스는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 방식으로 판매된다. 이로써 한국지엠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 수입 방식 모델 숫자가 국내 생산 모델보다 많아졌고, 이에 발맞춰 한국수입차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지엠의 ‘판매기지 전락’을 우려해왔다. 2015년 수입 방식으로 출시한 임팔라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지엠 입장에선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거센 후폭풍을 마주한 뒤 내수시장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한때 3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지만, 이제는 르노삼성에게도 밀려 꼴찌로 전락했다. 이쿼녹스 등을 출시하며 반등을 노리기도 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야심차게 선보인 콜라도와 트래버스는 기대 이상의 초반 반응을 이끌어내며 분위기 반전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노조가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내부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노조의 행보가 ‘자해 행위’에 가깝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맞서, 임단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국지엠 사측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노동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와중에 내부갈등에 발목 잡힌 한국지엠 앞에 또 다시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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