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100여일 만 ‘탈일본’ 본격화
반도체 업계도 국내산 소재 국산화 진행 중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국산 액체 불화수소 대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국산 액체 불화수소 대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내려진 지 100여일이 지난 가운데 소개 국산화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체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고, 삼성디스플레이도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마친 후 생산라인에 적용하면서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처 다각화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파주와 구미 등 국내 모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 라인에 들어가는 액체 불화수소를 일본산 대신 국산 제품으로 대체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부터 일부 생산 공정에 국산 액체 불화수소를 투입해 패널을 생산했으며, 테스트 결과 일본산 불화수소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수준의 품질이 나온다고 판단해 국산 100% 대체를 결정했다. 일본산 소재를 사용하던 업체 중, 탈일본을 가장 먼저 완료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최근 국산 불화수소에 대한 최종 테스트를 마치고 중소형 OLED 생산 라인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 불화수소 생산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향후 품질 및 대량 생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은 지난 15일 ‘2019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에서 “부조건 일본 제품을 줄이기보다는 다변화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반도체 소재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계획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가 일본산 부품 및 소재에 대한 국산화 대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처를 다각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화수소는 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을 씻어내는 용도로 쓰인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는 기체가 아닌 액체 상태의 불화수소만 사용한다. 다만 디스플레이 공정의 경우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보다 순도가 낮기에 비교적 이른 시일 내 100% 국산화를 달성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은 여전히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전 계열사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일본 소재를 모두 파악해 탈일본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지난달부터 반도체 공정에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가 만든 불화수소를 대체 투입하기 시작했다.

윤 부사장은 같은날 “재료라는 것은 갑자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며 특히 소재는 한 번 잘못 투입되면 공정 전체가 훼손돼 개발이 쉽지 않다”며 “세계 최고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소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소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중국산 원료를 수입해 재가공하는 램테크놀로지의 액체 불화수소로 최종 품질 시험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일본 수출 규제 조치는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급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국산화 뿐 아니라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소재 테스트가 문제없이 완료되면 일본산 소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