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 수장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야당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김현미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조속히 김현미 장관을 해임해달라”며 “아니면 국회에서 해임 건의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권 들어서 21번 발표된 부동산 정책이 모두 파탄이 났고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정리됐다”면서 “실패가 드러나면 정책 방향을 바꾸던지 책임자를 바꿔야 하는데 정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구에서 어떤 타자가 내리 2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 4번 타자라도 대타를 내는 것이 기본”이라며 “정책 실패의 주범은 당연히 교체해야 한다”면서 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 야당 “김현미 해임” 압박, 여당서도 ‘경질론’ 솔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로 위기감에 휩싸인 여당 내에서도 김 장관에 대한 경질론이 조금씩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 경질론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장관 경질론과 관련해 “부동산 정책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며 “인사는 대통령의 일이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 직전 총리로서 적절하지 않지만 정부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표 의원도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여당 의원으로서 참 난감하긴 한데 정책 변화나 국면 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부분(김 장관 교체)도 고려해야 할 타이밍이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현 시점에서 장관 교체는 부적절하며 오히려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허종식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장관을 경질한다고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나”라며 “장관을 경질할 게 아니라 부동산 문제를 잡을 수 있도록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남국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야당의 김 장관 해임 건의 추진에 대해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면서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김 장관 경질 필요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집값 안정화 대책이 미흡했다는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김현미 장관만의 잘못은 아니다”면서도 “(김 장관이)집값 안정화에 대한 준비는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렸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고 강남 등 특정 지역에 사회기반 시설이 밀집돼 있는 것도 분산하는 정책이 제대로 안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부동산 정책 논란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김 장관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부동산 정책이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상황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에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김 장관) 답변의 취지는 그간 정책들이 종합적으로 다 작동하고 있으나, 아직 12·16 대책 및 6·17 대책의 후속 조치가 모두 이뤄지지 않아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조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또 3년 전인 2017년 김 장관이 취임 후 첫 부동산 대책인 ‘8·2 대책’을 발표한 이후 청와대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정책 홍보 영상이 최근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김 장관이 ‘다주택자는 집 팔라’, ‘맞벌이·신혼부부 청약 쉽게’, ‘임대사업자 등록시 혜택’ 등을 언급했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김 장관의 발언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이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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