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7 02:53
신동주의 역습… 신동빈 해임 요구 소송에 ‘골육상쟁’ 새 국면
신동주의 역습… 신동빈 해임 요구 소송에 ‘골육상쟁’ 새 국면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7.23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그룹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갈등이 새로운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롯데그룹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갈등이 새로운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롯데그룹의 골육상쟁이 좀처럼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이번엔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시켜 달라며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그룹의 2세 경영권 분쟁이 일본 사법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 “직무 관련 유죄 판결 확정, 이사직 허용 안 돼”

SDJ코퍼레이션은 지난 22일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가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광윤사는 신동주 회장이 최대주주인 곳이며, 지분 28%를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신동주 회장 측은 앞서 소송제기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제안했던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되자, 소송제기를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실행에 옮긴 모습이다.

신동주 회장 측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직무와 관련해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맡고 있다는 것은 준법경영상 허용될 수 없다”며 ”주주총회에서도 해임안이 부결된 이상 사법의 판단을 통해 그 직위를 해임해야 한다“고 소송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롯데그룹은 ‘행동헌장‘ 중 하나로 ’공명정대‘를 천명하는 등 해외 법령을 포함한 법령 준수를 중요한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이 저지른 범죄행위는 기업 이념에 반하며, 더 나아가 신 회장이 이사직은 물론 대표이사 회장 겸 사장의 지위에서 그룹의 수장을 맡고 있는 것은 명백히 롯데그룹이 천명한 기업 이념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주 회장의 이 같은 소송제기는 ‘최후의 반격’ 카드로 해석된다. 신동주 회장은 수년째 이어져온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승기를 빼앗긴 상태다. 최근엔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뒤늦게 발견되고,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시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특히 그룹 내부에서 다투던 사안을 외부 판단에 맡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앞서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에서 여러 소송에 얽혀 법적공방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신동주 회장 측은 소송을 통해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이후 한동안은 주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반격을 모색해왔다. 이 역시 계속해서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또 다시 소송제기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다만, 이번 소송제기는 앞선 소송들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앞선 소송들은 주로 경영권을 둘러싸고 절차의 적법성 등을 다투는 것이었다. 반면, 이번엔 신동빈 회장이 이사로서 적합한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에서 뇌물 관련 혐의로 실형 및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공략한 것이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은 일본 사법부 판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사실상 한일 롯데그룹의 정점이다. 만약 일본 사법부가 신동주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신동빈 회장은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또 다시 패소할 경우 신동주 회장의 반격은 더 이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처럼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골육상쟁이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점점 더 싸늘해지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15년 이후 5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으며, 그 사이 볼썽사나운 모습도 수차례 노출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가 드리운 상황에서, 오너일가가 갈등을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별도의 공식입장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