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7월까지 전국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이 통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시사위크DB
부동산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7월까지 전국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이 통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시사위크DB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전년 동월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여름철이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로 여겨지는 것에 비해 돋보이는 수치다. 여기에 아파트 증여 건수 또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며 시장 내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14만1,419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13만8,578건 대비 2.1% 늘어난 수치이자, 전년 동월 6만7,349건 대비해서는 110% 급증한 수치다. 통상 여름철이 부동산 매매 시장의 비수기로 여겨지는 것에 비해 돋보이는 거래량이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 매매 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의 전국 주택 누적 매매 거래량은 총 76만2,297건으로, 전년 동기 38만1,457건 대비 98% 급증했다. 5년 평균치인 54만4,684건 대비해서도 40% 높은 수치다. 이는 2006년 주택매매 거래량 통계가 집계된 후 7월 누적 매매 거래량 중 최대치다.

또한 7.10 부동산대책으로 인한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가 강화된 것과 관련해 아파트 증여건수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1만4,153건으로 전월 6,133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월별 증여건수가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올 들어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1월 6,148건을 기록한 후 매월 5,000~6,000건 수준을 유지했다. 과세부담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증여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종부세율 인상이 내년부터 현실화되는 만큼 과세부담에 따른 매물출회를 기대하기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현행 증여세 최고세율이 3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보다 낮은 만큼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각보다는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에게 증여하는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내 ‘패닉바잉’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닉바잉이란 시장심리의 불안으로 가격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매점·매석 현상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거래량 급증과 가격의 급증이 동시에 일어난다. 올해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연달아 이어지며 부동산 상황이 불안해진 데 따른 패닉바잉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한 6.17 부동산대책으로 고가 주택 대비 대출이 자유로운 중저가 주택의 매수세가 이어져 전체 매매 거래량과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인 1분기에는 거래량이 저조했지만, 7월 누적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그간 이어온 정부 정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등의 정책이 수요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약가점이 낮은 30대와 40대 등 젊은 층을 위주로 진입이 쉬운 중저가 주택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가주택의 가격이 이미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 주택의 매수세가 이어져 매물이 제한되고 있는 만큼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이 전체 주택 가격 상승도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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