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3일(미국 현지시간)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는 애플의 첫 5G스마트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pple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오늘은 아이폰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3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애플파크에서 열린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에서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아이폰12 시리즈는 △아이폰12 미니△기본형 아이폰12와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12 프로△아이폰12 프로 맥스로 총 4종이다. 

애플의 발표에 따르면 아이폰12는 5G통신뿐만 아니라 최신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5나노미터칩셋 등 애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기술들이 탑재된다. 이에 따라 전세계 스마트폰 업계와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이 오랜만에 진짜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 애플의 ‘첫번째 5G스마트폰’ 아이폰12… 5G밀리미터파 기능까지 탑재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는 그동안 아이폰 모델에 LTE(4G)모델만을 고집해오던 애플이 선보이는 첫 5세대 통신(5G) 지원 스마트폰으로, 전세계의 수많은 ‘애플 팬보이(Fanboy)’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12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경우,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5G대역 지원과 더불어 ‘5G 밀리미터파(mm wave: 초고주파)’ 서비스도 지원한다. 애플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의 협력을 통해 5G밀리미터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5G밀리미터파는 주파수가 30~300GHz이고, 파장이 1~10mm인 전파를 말한다. 광대역 전송이 5G 초광대역 서비스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 받았다. 밀리미터파를 사용하게 되면 5G통신은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4.0Gbps, 최대 업로드 속도는 200Mbps에 달해 현재 LTE통신보다 약 10배 빨라진다. 

애플이 아이폰12에 5G 밀리미터파 기능을 지원한 것은 IT·금융 업계의 예상을 넘어선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 CNBC이 미국 투자은행 서스퀘하나 보고서를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이 5G 밀리미터파를 지원하는 아이폰12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출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스마트 데이터 모드’도 탑재했다. 해당 기능을 통해 아이폰12 프로는 5G가 현재 필요한 상황인지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 사용 및 속도, 전원을 조절해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려준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그동안 많은 소비자들이 5G 커버리지의 확대와 5G의 성능, 좋은 기기 등을 기다려왔다”며 “그러한 기다림은 이번 아이폰12와 함께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5G시대는 이제 막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며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의 도시 외에도 올해 말까지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 60개 도시에서 5G밀리미터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애플파크에서 열린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에서 아이폰12를 소개하고 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온라인 행사장면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애플파크에서 열린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에서 아이폰12를 소개하고 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온라인 행사장면 캡처

◇ 디스플레이·카메라·5나노칩셋 등 하드웨어 대거 상향

아이폰12 시리즈는 기존 아이폰 시리즈와 하드웨어 면에서도 혁신적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프로맥스 등 프리미엄모델뿐만 아니라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기본형 모델모드 20만대 1의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는 슈퍼 레티나 XDR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최대 밝기는 HDR영상 기준 1,200니트에 달하며 나노 세라믹 크리스털을 내장한 ‘세라믹 쉴드’ 전면 커버를 장착해 내구성이 높아졌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아이폰12 미니는 5.4인치로, 아이폰12 기본형 모델과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12 프로는 6.1인치로 출시된다.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아이폰 시리즈 중 역대 가장 큰 디스플레이인 6.7인치로 출시된다.

또한 아이폰12 시리즈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세계 최초 ‘5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A14바이오닉’ 칩셋이 탑제됐다. 5나노 공정을 거친 칩 내부의 트랜지스터들의 크기는 원자 25개 수준으로 작아졌다. 덕분에 118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칩 안에 장착할 수 있어 AP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애플 관계자는 “A14 바이오닉 칩셋이 장착된 아이폰12는 A13바이오닉 칩셋이 장착됐던 전작 아이폰11에 비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속도가 각각 16%, 8.3% 빠르다”며 ““이번 아이폰12는 경쟁사보다 몇세대를 앞지르는 A14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한 덕에 경쟁사의 스마트폰에 비해선 각각 50%정도 빠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폰12 프리미엄 모델인 프로와 프로 맥스모델들은 저조도에서 더욱더 성능이 좋아진 와이드 카메라, 넓게 포착하는 울트라 광각카메라, 뛰어난 사진과 동영상을 포착하는 망원 카메라로 구성돼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 사진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Apple

A14 바이오닉 칩셋의 우수한 정보처리능력을 기반으로 카메라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특히 아이폰12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사진·동영상 촬영·편집 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인 만큼 전문 사진가, 영화 감독, 다큐멘터리 제작자들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카메라를 업그레이드 했다.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기존 아이폰11에 광각(와이드) 카메라 렌즈 구성이 6매였던 것에서 7매로 늘어났다. 120도 화각을 제공하는 울트라 광각 카메라는 가까운 지점이나 넓은 풍경에서 장면을 더 넓게 포착할 수 있으며, 광학 줌 범위는 4배까지 가능한 초점 거리 52mm의 망원 카메라는 인물 사진을 촬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이폰 사상 가장 빠른 조리개값인 ƒ/1.6가 적용된 조리개도 장착돼 사진 및 동영상에서 27% 개선된 저조도 성능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야간이나 실내 등 빛이 적은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12 프로 맥스의 광각 카메라는 여기서 더 나아가 1.7마이크로미터(µm) 픽셀로 47% 더 커진 센서를 통해 저조도 상황에서 87%의 개선된 성능을 제공한다. 아이폰12 프로와 마찬가지로 울트라 광각 카메라가 장착돼 있으며, 5배의 광학 줌 범위의 65mm 초점 거리의 망원 카메라도 장착돼 초근접 촬영에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머신러닝과 컴퓨터 연산을 활용한 사진 촬영 기술인 ‘딥 퓨전’ 기술을 통해 사진의 디테일과 질감 등의 개선과 노이즈 현상 최소화가 가능해졌다. 또한 빛이 물체에 반사되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파악하는 ‘라이다(LiDAR)’ 스캐너 기술을 접목해 향상된 기능의 증강현실(AR) 앱(App)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가 먼저 출시될 예정으로 사전 예약은 오는 23일 사전 예약을 거쳐 30일 정식 출시된다. 아이폰12 프로 맥스와 아이폰12 미니는 다음달 6일 사전 예약 이후 13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폰12 시리즈의 우리나라 출고가는 64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 △아이폰12 미니 95만원 △아이폰12 109만원 △아이폰12 프로 135만원 △아이폰12 프로 맥스 149만원으로 책정됐다. 

아이폰12 프로 야간모드로 촬영한 밤거리의 사진. 조리개값 ƒ/1.6가 적용된 조리개를 통해 어두운 환경임에도 사진이 뚜렷하게 촬영됐다. 또한 울트라 광각 카메라로 넓은 시야의 촬영도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pple

◇ 신기술로 무장한 아이폰12, 오랜만에 애플의 ‘혁신’ 보여줄 수 있을까

애플의 모토인 ‘혁신’ 덩어리로 무장한 아이폰12가 출격함에 따라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도 큰 돌풍이 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2는 전년대비 다소 늦은 10월 중순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년 9~12월간 판매된 전작 아이폰11의 누계 판매량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애플이 올해 세계 2위 5G폰 제조사로 올라선 뒤 내년엔 5G스마트폰 판매 1위 업체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A는 “올해 2억6,500만대의 5G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점유율 21.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이 1억9,20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5.3%로 2위로 올라설 것”이라며 “2위를 차지했던 화웨이는 1억9,000만대를 판매해 15.1%로 3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아이폰 유저의 약 40%가 지난 3년 반 동안 휴대전화를 교체하지 않았다”며 “아이폰12는 애플에 있어서 10년에 한번 나오기 힘들 전례 없는 흥행 기회”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아이폰12의 판매량은 지난 2015년 아이폰6+가 기록했던 2억3,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팬에디션’ 모델을 매년 출시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밖에 이통3사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출시된 지 약 두 달 만에 공시지원금을 50만원으로 두 배 상향하는 등 점유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1,800만대) 대비 1300% 증가한 2억5,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까지 5G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5G 시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SA는 “5G 카테고리는 향후 10년간 스마트폰 성장을 이끌 주요한 엔진”이라며 “애플의 아이폰과 화웨이, 삼성이 5G 스마트폰 매출의 2/3를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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