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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145)] “완성차 업체, 중고차시장에 직접 진입한 사례 존재하지 않는다?”
2021. 04. 21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대 중심의 단일화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주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이 지난해 인증중고자동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완성차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찬성하는 이들이 많은 반면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횡포’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한 국회의원이 현대차의 사업 확장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향후 10년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비례대표·당대표)은 지난 3월 현대차의 중고차시장 진입을 향후 10년 이상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완성차업체 중고차시장 진입 금지법’을 발의했다. 그는 해당 법안을 발의하며 근거자료로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를 제시했다.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입법 발의 이유로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직접 진입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금지의 관행을 스스로, 자율적으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상당수의 주에서는 법령으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규제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선진국의 이러한 관행과 규제입법은 중고차시장의 생태계 다양성 확보야말로 중고차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가 Win-win(윈-윈)하는 상생하는 길임을 오래전부터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조 의원의 주장처럼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직접 진입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
조정훈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자동차매매업 관련 해외 사례 조사에 대한 결과보고서. 우측 하단의 붉은 네모 박스에 명시된 해외 중고차 매매시장 관련 내용에는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강제로 막는 입법 사례는 확인된 바 없으며, 시장 경쟁 체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

우선 조 의원이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삼은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를 살펴보면 △해외의 경우 중고차 매매 시장은 시장 경쟁 체제하에서 대기업부터 소규모업체까지 자유롭게 상생하는 유통구조 형성 △자동차제조사 또는 대기업에 대해 중고자동차 중개업 또는 매매업을 제한하는 해외의 입법 사례는 조사되지 않음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직접 진입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조 의원의 발언과 대비되는 내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해외의 중고차 매매 사업구조 및 사례를 파악하면서 일자리위원회(일자리기획단)의 연구용역 보고서 ‘중고차시장 제도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방안(현대경제연구원)’을 참고했다. 해당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에 담긴 내용이 그대로 명시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사위크> 취재 결과 일본과 유럽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을 영위하는 완성차 대기업에서도 계열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중고차를 매입, 다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유통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에서부터) 토요타와 혼다의 유가증권보고서 내 자회사 내역 및 PSA그룹의 사업보고서 내 PSA리테일 지분율.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가장 가까운 일본의 경우 토요타와 혼다의 사업보고서를 직접 확인한 결과 일본 내에서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 양사의 100% 자회사임이 확인됐다.

토요타자동차는 100% 자회사 ‘토요타 모빌리티 도쿄(トヨタモビリティ東京株式会社)’를 출자해 일본에서 인증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토요타의 경우 미국에서 ‘미국 토요타 자동차 판매’와 ‘토요타 모터 매뉴팩처링’을 통해 당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혼다 기연공업(혼다자동차) 역시 일본에서 100% 자회사 ‘혼다 카즈 도쿄중앙(株式会社ホンダカーズ東京中央)’을 두고 인증중고차 ‘유셀렉트’를 운영 중이다.

푸조와 시트로엥, DS, 오펠 등이 속한 PSA그룹과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등이 속한 FCA그룹이 합병한 스텔란티스의 지배구조. PSA그룹 내 PSA리테일은 그룹의 100% 자회사로, 현재 유럽시장에서 중고차를 매입 및 판매를 하고 있다. / PSA리테일 프랑스 홈페이지 갈무리

완성차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사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럽에서는 PSA(푸조시트로엥그룹)가 100% 자회사 PSA 리테일을 통해 PSA 소속 브랜드 푸조·시트로엥·DS·오펠·복스홀 외에도 타사 차량까지 중고차로 매입해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고 있다. 유럽 역시 대기업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입을 강제로 제한하지는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위 내용을 취합해보면 조정훈 의원이 ‘완성차업체 중고차 시장 진입 금지법’을 발의하면서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직접 진입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내용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결론 : 전혀 사실 아님

 

근거자료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자료
-일자리위원회 정책연구관리시스템 ‘중고차시장 제도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방안’ 연구용역 보고서
-일본 전자공시시스템 EDINET 토요타자동차 주식회사, 혼다 주식회사 유가증권보고서
-PSA 리테일 홈페이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 인터뷰 및 자료제공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