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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종
[단독] 캘리스코 대표이사 변경… 구지은 물러나고, 언니 ‘대표’로 깜짝 등재
2021. 05. 28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씨가 캘리스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캘리스코·아워홈, 그래픽=이미정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들 간 경영권 분쟁이 지난해부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구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씨가 캘리스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구지은 씨는 캘리스코 대표이사직에서 지난 2월 중순 사임했다. 후임 대표이사로는 그의 언니인 구명진 씨가 깜짝 등재됐다. 

◇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서 2월 사임… 후임 대표로 언니 구명진 씨 선임 

<시사위크>가 캘리스코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구지은 전 대표는 지난 2월 15일자로 캘리스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캘리스코 사내이사직에서도 같은 달 19일자로 물러났다. 후임 대표이사로는 구지은 전 대표의 언니인 구명진 씨가 2월 15일자로 취임했다.

두 사람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들이다. 구 회장은 슬하에 1남(구본성 부회장) 3녀(구미현·구명진·구지은)를 두고 있다. 이 중 구명진 대표와 구지은 전 대표는 구 회장의 둘째딸과 막내딸이다. 

두 사람은 외식업체인 캘리스코의 대주주다. 구지은 전 대표는 캘리스코의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구명진 대표는 지분 35.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나머지 지분 18.5%는 아워홈 외 4인이 보유 중이다. 캘리스코는 2009년 10월 아워홈의 외식사업인 ‘사보텐’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로 설립된 업체다. ‘사보텐’ ‘히바린’ ‘타코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캘리스코의 대표이사 변경 배경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본지는 캘리스코 측에 여러 차례 입장을 문의했지만 “알아본 뒤 연락을 해주겠다”고 답변 이후 회신은 없었다. 

구지은 전 대표가 최근 몇 년간 오빠인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캘리스코를 중심으로 독자행보를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그의 대표이사 사임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구지은 전 대표는 한때 아워홈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외식사업을 주도하며 2015년 2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5년까지만 해도, 구 회장의 네 자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 재계 안팎에선 여성 후계자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7월 돌연 자리에서 해임된 후에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1월 구매식재사업 본부장으로 아워홈 경영에 복귀했지만, 복귀 3개월 만에 아워홈의 등기이자 자리를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에게 내주고 자회사 캘리스코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의 지분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그전까지는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등기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며 후계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아워홈의 주요 주주로는 구 부회장 외에도 구지은 전 대표(20.67%), 구미현 씨(19.28%), 구명진(19.6%) 대표 등이 있다. 

구지은 전 대표는 2016년 4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이동한 후, 독자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다 이듬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주주총회를 요청하는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시작으로 오빠인 구 부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만 그해 구지은 전 대표가 내건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1차 남매의 난이 종료됐다. 

이후 2019년에도 각종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구지은 전 대표는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통보하자, 법원에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바 있다. 또한 언니인 구명진 대표도 경영권 분쟁에 가세하기도 했다. 구명진 대표는 2019년 아워홈 실적이 부진하고 경영활동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주총소집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 ‘사업다각화 집중’ 캘리스코, 대표이사 돌연 변경 왜?

남매 간 분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소강상태에 이른 상태다. 구 부회장이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이사회에 입성시키며,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승기를 잡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후 최근 1년간 구 전 대표는 아워홈과의 인연을 정리하고 캘리스코의 경영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캘리스코는 지난해 식자재 공급 업체를 아워홈에서 신세계푸드로 변경하고 신사업 진출 및 해외 시장 발굴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캘리스코는 다이닝카페와 커피 전문점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가 하면,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강화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캘리스코의 대표이사 변경이 이뤄져 더욱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후임인 구명진 대표는 그간 경영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인사다. 캘리스코의 2대주주이자 등기이사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긴 했지만 대외적인 경영 활동이 포착되진 않았다.  

한편 캘리스코는 지난해 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5.2% 줄어든 649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계가 침체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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