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조국’도, ‘부동산’도 없었다. 초선 의원들의 ‘날 선 비판’은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 간 첫 간담회에서 언급된 것은 다양한 정책 제안이었다.  

지난달 초선 의원들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던 노형욱·박준영·임혜숙 장관 후보자 중 최소 1명에 대해 ‘부적격’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할 것을 지도부에 요구, 당청 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또 4·7 재보궐선거 이후 조국 사태, ‘내로남불’ 논란 등에 대해 사과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내부 단합’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부 단합' 강조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3분까지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당 초선의원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4·15 총선 이후 문 대통령이 여당 초선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나도 초선의원 출신이라는 면에서 동지의식을 느낀다”며 “모처럼 마련된 자리가 소통의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인권, 평등, 복지, 남북 협력, 환경, 생태, 생명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이고, 혁신의 DNA를 가지고 있는 역동적․미래지향적 정당이라는 면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진보가 이를 구현하는 정책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단합하고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진다”며 “그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선 의원들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세 후보자 중 1명은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내달라고 공식 요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야당 반대가 거센 3명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한 바로 다음 날 공개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밝혀, 임기말 당청 갈등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또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판,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조국 사태’ 입장 표명 등으로 소신파와 강경파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내 내홍이 불거지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초선 의원들, 정쟁 언급 대신 정책 제안

결국 문 대통령은 최근 당청 관계에서 난기류를 형성했던 초선 의원들에게 당부를 남긴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초선 의원 6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들은 것은 당청과 당내 이견을 최소화해 임기 말 당청 갈등을 비롯한 불안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는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하며 나아가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우리 정부는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발언에서 드러난다.

초선 의원들 역시 당초 정치권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조국 사태’나 ‘내로남불’, ‘부동산’ 등 정치 쟁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초선 의원들은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시국에 재정 곳간을 열어달라는 제안부터 군 처우 개선, 국가균형발전, 청년 일자리, 청년 주거 책임제도, 재생에너지 정책 보완 등 다양한 정책에 대해 건의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쇄신과 값싸고 질 좋은 아파트 공급 촉구 등이 있었다. 

고영인 의원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질문은 없었는지’에 대해 “그걸 갖고 문 대통령에게 질문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전날 지도부가 조국 사태나 부동산 등의 문제에 대해 사과했고 초선 의원들 역시 재보선 이후에 반성문을 낸 바 있어, 이번 간담회에서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의견 개진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간담회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영빈관이 전통 살리는 디자인으로 내부 리모델링하고 첫 손님”이라고 말하자 초선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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