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컷오프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자들의 ′4위′ 다툼이 치열하다. ′2강 1중′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사실상 한 자리만 남아 있는 탓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예비 경선 ‘2차 컷오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위 주자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강 1중’ 후보를 제외하면 사실상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지율 상으로는 큰 차이 없는 가운데, 후보들은 각각의 전략을 통해 ‘컷오프 통과’에 매진하고 있다.

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강 1중 체제가 견고한 모습이다.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각각 29.8%, 29.6%를 기록하며 양강을 유지했고 뒤를 유승민 전 의원(11.2%)이 쫓고 있다.

상위 주자들의 지지세가 견고한 만큼 정치권의 시선은 하위 주자들을 향한다. 오는 8일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거쳐 4명의 후보만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 윤 전 총장, 유 전 의원을 제외하면 남은 자리는 하나뿐이다. 나머지 다섯 명의 후보는 이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지율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같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6%, 황교안 전 대표는 2.3%,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2.2%로 나타났다. 하태경 의원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각각 1.7%와 0.6%의 지지율을 받았다. 

다른 여론조사도 비슷하다. 뉴데일리와 시사경남의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지난 1~2일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황 전 대표가 3.6%, 원 전 지사가 2.9%, 최 전 원장이 2.6%, 하 의원이 1.7%, 안 전 시장이 0.7% 순으로 나타났다. 모두 오차범위에서 접전이다. (두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8인에서 4인으로 재편되면서 지지율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어떤 후보가 4위에 오르는가에 따라 현재 양강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선두 주자들로서도 어떤 변수가 떠오를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 ‘4위 쟁탈 전략’ 각양각색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컷오프 통과를 위한 각자의 전략에 집중하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큰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黨心) 잡기’에 힘을 쏟고 나섰다. 2차 컷오프에서는 30% 당원 투표를 반영하는데, 이를 잡아야 승기를 거머쥘 수 있다는 계산이다. 50% 당심을 반영하는 본경선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전작업′인 셈이다.

4‧15 부정선거를 앞세워 전통 보수층을 공략한 황 전 대표는 이날도 총선 부정선거에 힘을 싣고 나섰다. 황 전 대표는 앞서 하 의원과의 ′공개 토론 제안′을 다시 꺼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많은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4‧15 부정선거에 대한 하 후보와 저의 공개토론을 보고 싶어 하신다”며 “조속한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상속세 폐지’ 등을 내걸고 보수색을 강화해 온 최 전 원장도 당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대구 서문시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를 방문하며 보수층 잡기에 주력했다. 아울러 최 전 원장은 이날 장기표 전 대선 예비후보와 ′깜짝 연대′를 발표하며 4강 안착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다른 후보인 안 전 시장은 ‘보수의 성지’ 격인 경북 구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박정희 정신’을 기렸다. 이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대구‧경북(TK) 민심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원 전 지사는 ‘이재명 대항마’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그는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본선에서 여권에 맞설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원희룡 캠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경선 이후 본선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지사와의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 의원은 이날 홍준표 의원에 대한 맹공을 펼치며 존재감 띄우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홍 후보께서 하태경 낙선운동을 하고 다닌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가장 큰 이유는 평소 조국을 열심히 비판하신 홍 후보님을 ‘조국수홍’으로 몰아붙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말 안듣고 아직도 ‘조국수홍’하고 계셨다면 홍 후보님께 중도층은 더 이상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오는 6일부터 본격 여론조사 및 투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4위 다툼’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막판까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후보들 간 기싸움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경선이) 어쨌든 1, 2위의 싸움이긴 하지만 4위에 올라가야 정치적 입지가 강해진다”며 “다섯 명이 모두 일장일단이 있고 괜찮은 후보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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