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무릎을 꿇고 살기보단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발언에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페이스북에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글을 쓴 것과 관련,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보좌진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해당 문장은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윤 후보는 지난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라며 “야당 대선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 기록 조회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논란은 다른 곳에서 터졌다. 기동민‧김원이‧허영‧박상혁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주의자 김근태와 함께했던 의원회관 238호 보좌진 출신 국회의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윤 후보는 자신이 쓴 말의 무게를 알고 있는가”라며 “사과와 글 삭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고(故) 김 전 의장이 지난 1985년 12월 19일 서울지법 118호 법정에서 ‘짐승의 시간’을 증언한 “처음엔 약하고 짧게, 점차 강하고 길게, 강약을 번갈아 전기고문이 진행되는 동안 죽음의 그림자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때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다’는 노래를 뇌까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3일간 불법 감금돼 매일 저녁 5시간씩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번갈아 당했다. ′무릎을 꿇고 사느니보다 서서 죽기를 원한다′는 그렇게 김근태의 유산을 담게 됐다”며 “신념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용기는 말을 따라 한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29일)는 김 전 의장의 10주기였다. 그에 대한 추모의 글, 한 글자도 쓰지 않은 윤 후보가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의 글을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명서에 윤 후보 측은 즉각 반박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같은 날 구두 논평을 통해 “오늘 윤 후보가 페이스북에서 인용한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는 알베르 카뮈의 ‘반항하는 인간’에서 발췌한 것”이라며 “여당의 무차별적 정치공세에 대한 윤 후보의 심경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故) 김근태 선생의 민주화를 위한 희생은 국민들께서 잘 아시는 바”라면서 “그러나 이를 전유화, 독점화하려는 여당의 아집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그런 이유로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원하신다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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